섭생의 원리-삼계탕

입력 2000-06-13 14:23:00

사위가 오면 씨암탉을 잡는다는 말이 있다. 귀한 손님에게 암탉 요리를 대접하는 우리 풍습은 한방의 입장에서 봐도 근거가 있다. 많은 문헌들이 한결같이 누런 암탉의 약효를 강조하고 있다.

여름이 되면 더위 때문에 의욕도 떨어지고 만사가 귀찮아진다. 이럴 때 우리 조상들이 즐겨 먹었던 것이 삼계탕이다. 삼계탕은 땀을 많이 흘려 기와 혈이 모두 허해진 여름철 보신용으로는 으뜸이랄 수 있다.

식품영양학적 면에서도 닭고기는 고단백 식품이어서 허약한 사람의 체력 보강에 좋은 음식이다. 100g당 단백질이 20.7g으로 소·돼지 고기에 뒤지지 않고, 지방·회분·칼슘·인·비타민A·레틴올·치아민·리보프라빈·나이아신 등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다고 한다.

삼계탕은 누런 암탉의 털과 내장을 제거하고 뱃속에다 지치고 약해진 몸을 보하는 인삼과 대추, 위장을 보호하고 기운을 돋우는 찹쌀 등을 넣고 묶어 봉한 다음 푹 고아 간을 맞춘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다른 약재를 넣어 요리키도 한다. 찹쌀 대신 천문동과 메추리 알이나, 율무와 은행·연밥을 넣어 고아도 된다. 이 모두가 기를 돋우고 폐를 보호하는 효과를 가졌다.

진땀이 많고 때로 밤자리 요를 적실 만큼 식은 땀이 심한 사람은 황기 삼계탕이 좋다. 인삼과 황기를 12g씩 넣고 마늘 대추 찹쌀 등을 넣어 여섯 사발의 물로 삶아 반으로 졸이면 된다. 기침이 떨어지지 않는 허약체질이라면 황기삼계탕에다 더덕 12g을 추가하면 좋다.

삼계탕이 여름철 보약임에 틀림 없으나, 모든 사람에게 좋은 것은 아니다. 몸이 항상 뜨겁고, 기가 너무 왕성하고, 맥박이 지나치게 힘있게 뛰며, 찬물을 좋아하는 열성체질에게는 맞지 않다. 몸이 약하고 얼굴이 약간 창백하고 마른 체형, 즉 몸이 찬 사람이 먹으면 좋다. 사상체질로 소음인에게 적합한 음식이다.

김근모 한의원장kgm5634@hite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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