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동교동계 386세대도 역시

입력 2000-05-24 14:55:00

민주당의 국회사령탑에 오른 정균환 신임 원내총무는 이른바 '동교동 직계'가 아닌데도 이번 총무경선에서 동교동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그는 정권교체 이후 사무총장을 맡으면서 김대중 대통령의 신임을 얻기 시작했다.

정 총무가 당초 예상과 달리 1차 투표에서 대세를 장악한 것은 범동교동계로 편입되면서 사무총장직에 이어 특보단장을 맡아 신당창당과정에서 외부인사 영입작업을 주도하는 등 당내외에 폭넓은 인맥을 형성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화려한 당직경력과 4선의 관록으로 그는 3선의 다른 후보들을 압도했다.1차투표에서 과반수 확보여부가 관심거리였던 총무경선이 이처럼 싱겁게 끝난 것은 여소야대 구도속에서 대야 협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김 대통령과 교감을 갖고 있는 중량감있는 인사가 맡아야 한다는 위기감도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당장 정 총무는 개원협상을 마무리지어야 하고 이한동 총리서리 인준문제와 그에 앞서 실시할 인사청문회 방식을 둘러싸고도 한나라당과 힘겨운 협상을 벌여야 한다. 이런 상황이 그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또 공조관계 복원에 나선 자민련의 교섭단체구성문제도 난제중의 하나다. 정 총무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정 총무는 당선된 직후 "인내하고 기다리면서 대화정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동교동계의 지원을 받은 정 총무가 압도적으로 당선된 것은 당내 민주화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역구도가 심화되고 있는 마당에 동교동계가 독주하면서 당이 'DJ당'으로 비쳐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 386당선자 등 소장파들도 제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115명의 당선자 가운데 해외에 나가있는 김운용 당선자를 제외한 114명이 참석한 투표결과 정 총무가 75표를 얻었고 이상수 의원 17표, 임채정 의원 16표, 장영달 의원은 6표를 얻는데 그쳤다. 그러나 22일 입당서를 제출한 호남지역 당선자 4명도 투표에 참석하지 않았다.

徐明秀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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