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 수지 여사가 이끄는 미얀마 야당 민족민주동맹(NLD)이 90년 5월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고 군사정권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게 된 지 이달로 꼭 10년이지만 미얀마는 여전히 군사 철권통치와 대외 폐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시 야당이 예상외로 승리한 데 놀란 집권 군부의 국가법질서수호위원회(SLORC)는 외국인들과 공산주의자들의 개입으로 선거가 잘못됐다는 구실로 선거 결과를 무효화했으며 권력이양 약속을 아직 지키지 않고 있다.
그때문에 미얀마는 국제사회에서 이라크, 리비아와 같이 '부랑아 국가'로 치부돼 엄중한 경제제재를 당하고 있다.
미얀마 군사정권의 철권통치 아래 정부에 대한 반대는 불가능하고 언론도 정권선전 도구에 지나지 않는 실정이다.
국가평화개발위원회(SPDC)라는 이름으로 재명명된 SLORC는 수지 여사 주도의 야당 NLD를 무력화하기 위해 야당 및 반체제 세력 탄압에 나서 수백명의 야당 당원이 구속됐으며 국가의 지원 아래 NLD 추방 운동이 지금도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다.지난 95년 가택연금에서 풀려난 수지 여사는 아직도 수도 양곤을 벗어나는 것이 금지돼 있으며 가는 곳마다 비밀경찰이나 군인들에게 미행당하고 있다.
수지 여사는 그동안 여러 차례 양곤 탈출을 시도했으나 매번 실패했다. 특히 98년 수지 여사와 당 고위간부들이 양곤을 벗어나려다 다리 위에 승용차를 주차시킨채 군인들과 대치한 사건은 양측간의 갈등을 단적으로 보여 주었다.
정부의 철저한 탄압으로 NLD는 소멸 위기에 처해 정부에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으로 일반에게는 인식되고 있지만 지난달 잇따른 반체제 인사 검거 조치로 NLD의 청년당원 40여명과 고위간부 아예 타아웅이 검거된 것은 군부가 NLD를 아직 위험한 세력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방증이 되고 있다.
NLD는 가까운 시일내에는 정권 쟁취가 불가능다고 인식하고 장기적 목표 아래정권을 잡는다는 전략이다.
NLD의 탄 오 부의장은 "나이든 당원들은 대부분 감옥에 갇혀 있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할 계획"이라면서 군사정권은 철권통치를 구사하고 있지만 반정부세력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국민의 묵시적 지지를 받고 있는 NLD의 비폭력운동이 승리를 거두리라는 것이다.
반면 군부는 아웅산 수지의 민주주의 세력은 곧 산산조각날 것이고 종국적으로 평화와 안정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측은 SPDC뿐이라는 주장이다.
군부는 새 헌법이 마련되면 정권을 이양할 것이라던 지난 90년 약속을 아직은 버리지 않고 있지만 현재 추진중인 헌법은 완전한 군부의 통제를 받는 수하르토 치하의 인도네시아 헌법을 모델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규모 대중봉기나 시위가 일어날 여건은 조성돼 있지 않다는 분석들이다.지난해 반정부 봉기 시도도 군부의 완전한 통제때문에 실패로 돌아갔다.
미얀마 집권 군부는 이웃 나라 인도네시아의 수하르토 정권 붕괴를 실망스런 눈길로 지켜봤을 것이라고 분석가들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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