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릴랜드주 로크빌에 둥지를 틀고 있는 세계적 생명공학벤처회사인 셀레라 제노믹스.
이 회사 건물에 들어서면 '중요한 것은 스피드'라는 글귀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철저한 보안장치가 설치된 문을 통과해 지하 1층 분석센터로 들어서면 대당 30만달러짜리 염기서열분석기 300대가 하루 24시간 내내 쉬지 않고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이 분석기에서 하루 처리되는 인체 DNA염기수는 무려 1억4천만개나 된다.
라틴어로 '쾌속'을 뜻하는 회사이름처럼 셀레라는 미 국립보건원(NIH)이 주축이된 인간게놈프로젝트(HGP)와 한판 승부를 선언하면서 짧은 시간에 세계적 생명공학벤처회사로 급성장한 곳이다.
NIH가 일정을 앞당겨 6월 중순 인간게놈프로젝트를 발표하게 된 것도 셀레라의 맹추격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설이 파다할 정도로 셀레라는 인간게놈프로젝트에 위협적 대상이 되고 있다.
셀레라는 99년 5월 초파리의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을 시작했다. 이어 9월에는 인간 유전체 분석에 들어갔으며 올해 1월10일 인간 유전자 정보를 90%이상 확보했다고 발표, 주목을 끌었다. 지난달 6일에는 한 사람의 염기지도를 완성했다고 밝혔다.
98년 5월 염기서열분석기 생산업체인 PE사에 의해 창업된 셀레라가 이처럼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창업자인 크래그 벤터(52) 박사의 뛰어난 아이디어와 '스피드 전략' 덕택이다.
세포의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디옥시리보핵산(DNA)의 암호 해독과 염기서열분야의 선구자인 벤터는 NIH와 에너지부(DOE)가 공동 추진한 게놈프로젝트의 일원이었다그러나 새로운 염기서열 분석방식을 제안했다가 게놈프로젝트쪽으로부터 밀려났다. 그는 PE사와 손을 잡고 셀레라를 설립했다.
자신이 고안한 '샷건' 방식을 도입하기 위해서였다. 그후 벤터박사는 최초의 자동 염기서열분석기기를 개발, 상업화한 이후로 인간DNA 염기분석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가 고안한 '샷건'이라는 염기서열분석방식은 인간유전체를 1천-2천 염기쌍 크기로 절단한 후 이를 박테리아를 숙주로 사용, 증폭시킨후 여기서 얻어진 DNA조각을 이용, 염기서열을 결정하는 것이다. 이 방식은 인간게놈프로젝트팀이 10년간에 한염기서열분석량을 1년반만에 따라 잡을 정도로 빠르지만 정확도가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셀레라의 폴 길먼 정책기획실장은 한국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DNA를 잘게 부숴 염색체상에서 지도화하는 NIH방식에 비해 샷건방식이 오류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을 받고 "초파리 유전체분석을 통해 정확도를 인정받았는데도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우리는 오는 6월 중순에 발표될 NIH의 인간게놈프로젝트를 참고해 연말경 완벽한 인간게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길먼 실장은 또 NIH와 셀레라가 인간게놈 초안 발표를 앞두고 신경전을 벌이고있다는 설에 대해 "6월에 나올 초안과 같은 내용은 우리는 지난 1월에 이미 발표했다"며 은근한 자신감을 표시했다.
셀레라는 염기서열분석대상과 관련, 동양계 남녀 2명을 포함, 6명의 염기서열을 분석했다고 밝혔다. 이 분석작업이 올해말로 끝나면 향후 수년내에 생물의학과 농학분야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위해 초파리와 소, 개, 일부 독성박테리아의 염기를 분석할 계획이다. 소는 농업, 개는 영양및 화장품에 관한 연구를 위해서다.
길먼 실장은 "인간과 초파리 게놈연구에 1단계로 3억2천만달러를 투입하고 2단계로 증권시장으로부터 9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받아 단백질구조를 포함한 유전체기능 연구를 실시할 계획"이라면서 "셀레라의 정보판매 대상은 데이터뿐만 아니라 분석기능.기술 등 서비스를 포함하고 있으며 영리법인에는 연간 500만~1천500만달러, 대학 등 연구기관에는 5천~1만5천달러의 정보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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