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5년 영화 '살바도르' 촬영 당시 술집 장면을 찍기 위해 준비하고 있던 스태프들은 주연배우와 감독이 나타나지 않아 의아해했다.
잠시후 다른 방에서 비명소리가 들려 가보니 감독인 올리버 스톤이 주연배우인 제임스 우즈와 뒤엉켜 주먹다짐을 벌이고 있었다. 불평이 잦은 우즈의 행동을 참다 못해 스톤이 먼저 주먹을 날리는 바람에 대판 싸움이 벌어진 것이었다. 우즈는 조연인 짐 벨루시와도 한 판 붙었고 스톤은 우즈 등 출연배우들의 리얼한 연기를 이끌어내기 위해 그들을 조롱하는 등 감정적으로 자극하며 촬영기간을 보냈다. 부족한 예산과 열악한 환경, 감독과 출연진의 끝없는 갈등과 충돌, 뒤이은 화해 등으로 점철된 영화 '살바도르'는 빛나는 수작으로 평가받게 됐다.
'올리버 스톤'(제임스 리어단 지음, 이순호 옮김, 1, 2권 각 9천500원)은 상처받은 인간, 광기어린 예술가로서 많은 결점을 지녔던 영화감독 올리버 스톤에 대한 이야기이다. 할리우드 제작시스템에 맞서 자기 식의 영화 만들기를 고집하며 만드는 작품마다 논란에 휩싸였던 올리버 스톤이 '모순 덩어리'라는 비난을 받아가며 열정과 추진력으로 쌓아올린 대중예술의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플래툰' '도어즈' 'JFK' '킬러' '7월4일생' 등 강렬한 작품으로 영화 팬들의 뇌리에 선명히 각인된 올리버 스톤은 2차례에 걸쳐 아카데미상을 수상하는 '성공'을 맛 본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영화 내용에서 보듯이 미국의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거짓과 모순, 병폐, 자본주의의 윤리를 통렬하게 꼬집는 영화들을 만들어내 그때마다 사회적 반향을 일으켜 '할리우드의 이단아'로 통하기도 한다. 부유층 출신으로 가계 파산과 부모의 이혼, 베트남 참전 등 정신적 충격을 겪으며 성장한 그가 택시를 몰며 무명 작가 생활을 하다 영화감독이 된 후 고집과 열정으로 작품을 만드는 과정이 생생히 그려져 있다. 올리버 스톤은 여러 면에서 최고의 흥행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와 비교된다. 스필버그를 다룬 전기에는 꿈꾸는 듯한 상상력으로 성공 가도를 질주했으면서도 작가적 면모가 결여됐다는 비판에 흔들리는 스필버그의 인간적 면모가 나타나 있다. 스톤은 그에 비해 대중적 성공은 고려치않고, 만들지 않으면 견딜수 없는 작품을 자신의 고집대로 만들어온 감독이라고 할 수 있다. 책 내용에는 이같은 구절이 나오기도 한다. '스톤은 반 고흐같은 사람이다'金知奭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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