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의 장애를 딛고 특출한 성취를 일궈낸 인간승리의 대표적인 인물로 헬렌 켈러를 꼽는다. 맹인이면서 귀도 들리지 않는 중증 장애인. 한평생 교육가로 활약한 그녀를 두고 어느 누구도 따르지 못하는 '걸출'로 평가했다. 주옥 같은 명곡을 남긴 베토벤도 청각장애자였다. 우주생성의 신비를 물리학적 관점에서 해석한 '블랙 홀' 이론으로 유명한 스티븐 호킹 박사도 전신마비 장애인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중국 사마천도 선천성 장애는 아니었지만 궁형(宮刑)을 받은 불구의 몸으로 사기를 저술했다.
한국인 첫 맹인박사인 강영우(姜永佑)씨는 지난 85년 본사 기자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계상황이란 있을 수가 없다"고 했다. 미국 유학의 어려움도 의지앞에는 결코 장애가 될 수 없었다는, 소신에 찬 말이다. 16세 나이에 빛을 잃어 진정제를 한움큼 삼키며 삶을 포기했을 만큼 절망의 끝에도 서본 강 박사, 지금은 장애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도 전하며 미국 노스이스턴 교수로 재직중이다.
사지가 마비된 중증장애인의 몸으로 하버드대를 우등으로 졸업하는 브록 엘리슨(22.여)의 감동스토리는 어머니와 함께 만든 또 하나의 인간 승리다. 엘리슨은 중학교 1학년때 차에 치여 죽을 고비는 넘겼지만 목 아래 부분은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사지마비 장애인이 됐다. 입천장에 부착된 장치를 혀로 눌러 휠체어를 작동시키며 강의실을 다녔다는 엘리슨은 오는 6월 하버드대를 졸업한다. 사지마비 학생으로서는 처음이며 성적도 정상인이 따내기 힘든 A학점이다. 어머니가 그림자처럼 도왔다고 한다.
장애인은 일을 못하는 게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 해내는 사람이다. 사지는 멀쩡해도 맡겨진 일도 못하는 정신나간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의지의 장애인은 늘 아름답고 밝은 빛이다. 최종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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