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이용 미미한 수준

입력 2000-05-19 14:02:00

컴퓨터는 다룰 줄 몰라도 인터넷은 알아야 된다는 세상. 한국인터넷정보센터(사무총장 송관호) 조사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 이용자는 매월 90만명씩 늘어나고 있고 평균 인터넷 사용시간은 주당 6.7시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7세 이상 인구 중 한달에 한번 이상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은 1천93만명에 달했다.

그러면 북한의 컴퓨터 보급률과 인터넷 사용자는 얼마나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일반 주민들에게는 아직까지 컴퓨터는 거의 보급되지 않고 있고, 이에 따라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아주 한정되어 있는 것 같다.

국가정보원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97년 6월 자료교환과 전자우편 등의 기능이 있는 '광명'이라는 원격검색시스템을 개발, 평양시내에 위치한 LAN과 각 기업소의 컴퓨터 등을 연결하는 북한 최초의 광역전산망을 개통했다. 하지만 이를 이용하려면 펜티엄급 이상의 컴퓨터가 있어야 가능한데 일부 기관과 대학, 연구소, 기업소와 최고위층에서만 이같은 컴퓨터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평양 등 일부 대도시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전화는 교환원을 거쳐야 하는 수동식 전화여서 컴퓨터가 있다고 해도 인터넷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에서 최근 컴퓨터와 관련된 서적이 출판되고 언론매체들이 초보적인 수준의 컴퓨터와 인터넷 관련기사를 취급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컴퓨터와 인터넷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실례로 북한의 내각 기관지인 민주조선은 지난 1월21일자 신문에서 "인터넷이란 한마디로 세계의 통신망을 하나로 연결한 망으로 많은 봉사(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면서 △자료교환 △일대일 대화 △특정주제에 대한 토론 △정보검색 등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노동당 기관지로 일반 주민이 가장 많이 보는 노동신문도 최근 개인용 컴퓨터와 관련한 상식을 '콤퓨터 상식'이란 제목으로 정기적으로 연재를 하고 있다.

최근에 출판된 컴퓨터 관련 서적은 '누구나 배울 수 있는 WINDO W(윈도) 95' '비주얼 C' 등 20여권으로 이중 3,4 종류가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책을 발간한 북한 고등교육도서출판사 사장은 이들 컴퓨터 관련 서적이 "학생과 수재 교육을 위한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컴퓨터 관련 단과대학과 지역별 컴퓨터센터 설립도 잇따르고 있다. 평양컴퓨터기술대학과 함흥컴퓨터기술대학이 신설된 사실이 최근 확인됐으며, 지난 90년 10월 설립된 조선컴퓨터센터는 지난해 함흥과 신의주에 지역 컴퓨터센터를 건립한 데 이어 올해도 10개의 지역 컴퓨터센터 설립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북한에서는 김책공업대학(평양시 중구역)이 운영하는 컴퓨터정보센터가 북한내 정보산업의 메카로 각광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센터에서는 김일성종합대학과 김책공대 등을 졸업한 20,30대 전문가들이 문자·음성인식, 음성합성, 화상인식, 네트워크 등과 관련된 연구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곳에서 개발된 소프트웨어는 여러 나라의 기술잡지와 인터넷 홈페이지에 소개돼 높은 평가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宋回善기자 thes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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