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옛날부터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고 했고, 군사부(君師父)일체라고 할 만큼 스승의 자리는 존경받았다. 그러나 요즘 군사부(君師父) 일체란 말은 이미 통용되지 않는 것 같다.
민주주의 시대이니 임금(君)이란 말은 적당하지 못하고, 사제동행이란 말은 사제간의 신뢰붕괴로 변질됐고, 자식이 꾸중들었다고 수업하는 담임에게 아버지가 찾아가서 폭언·폭행을 퍼붓는 세태이니 군사부 일체란 말이 역사속으로 사라진 것만 같다.
교육현장에서는 교원정년 단축에 앞서 98년 봄부터 학생의 담임교사 선택제, 학부모의 교원평가제, 학생 체벌금지 등의 정책이 쏟아져 교원의 사기가 땅에 떨어졌다.
요즘 시교육청 홈페이지 '참여마당'난에 올라오는 학생들의 소리를 보면 더욱 참담하다. 대부분 두발, 체벌, 흡연, 교복 등과 관련한 내용이다. 물론 학생의 목소리를 학교에서, 행정당국에서도 잘 들어야 한다. 그런데 표현 수준이 어쩌면 그렇게도 비속할까. 학생으로써 지켜야 할 기본 품위가 없고 에티켓이라곤 도무지 찾아볼 수가 없다. 이래서야 어찌 가르치고 배우는 일이 이루어질 수 있겠으며 사제간에 공감대가 형성되겠는가.
근래에 와서 '교사의 권위'는 학부모와 언론기관, 제자들에게마저 제대로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언론기관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더 크다.
봉생마중불부자직(蓬生麻中不扶自直)이라 하듯이 세상에는 어두운 만큼 밝은 장면이 있고, 나쁘고 악한 것 못지 않게 좋고 착한 것이 있다. 학생들의 바른 성장을 고려한다면 재빠른 사실보도만이 능사인지, 그것이 사회에 미치는'가치'문제도 한번 생각해 보면 하는 바람이다.
학부모님!
미운 자식 밥 많이 주고 귀한 자식 매질하면서 키운다고 하지 않습니까. 내 자녀가 약속을 지키지 않거나, 공중질서를 지키지 않거나,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때는 가차없이 질책을 하십시오.
그리고 현장에서 매진하고 계시는 선후배, 동료 선생님!
학생생활지도에서는 유아독존(唯我獨尊)이란 자세로, 목소리 높이지 마시고, 항상 소탈한 자세로 입가엔 미소를 머금고, 학생들의 변화가 있을 때까지 함께 지도합시다.
김춘효(대구시 교육청 중등 생활지도 담당 장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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