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대구·경북 지역 당선자들이 16대 국회 원 구성과 당 체제정비를 앞두고 부총재와 국회상임위원장 등 주요 당직과 국회직 경선에 앞다투 듯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 거론되고 있는 인사는 당선자 27명중 절반이 넘는 14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3선급 이상에서 대부분 맡아 왔던 이들 국회직이나 당직에는 재선급은 물론 일부 초선 당선자까지 가세하는 '선수 파괴'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당선자들이 지난 총선 지역 싹쓸이 이후 "당내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떠맡겠다"고 공언한 데 따른 가시적인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우선 내달 2일쯤 치러질 국회 부의장 후보 당내 경선에는 지역내 최다선인 5선의 정창화 정책위의장이 도전하고 있다. 지역의 유일한 부의장 후보인 정 의장은 "평소의 소신을 토대로 대구·경북권과 중앙 정치권을 연결하는 교량역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주요 상임위원장직에도 재선부터 4선까지 5명이나 나서고 있으며 이른바 '물 좋은' 상임위에는 경쟁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4선의 김찬우·김일윤 의원은 보건복지위와 건교위원장, 3선의 박헌기·신영국·윤영탁 의원은 법사위와 산자위, 건교위원장을 각각 요구하고 있다. 재선의 안택수·이해봉 의원 등도 당 안팎에서 교육위와 행자위원장으로 꼽히고 있다. 예결위원장으론 4선의 이상득 의원과 재선의 박종근 의원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당직 요구도 거세다. 7명을 선출하는 부총재직에만 경북에서 4선의 이상득, 대구에선 4선의 강재섭 의원과 재선의 박근혜 부총재가 출마의사를 밝히고 있다.
당 3역중 총무 경선에는 재선의 안택수 의원이 여, 야당의 대변인을 지낸 경력을 내세우며 TK 단독 후보로 도전장을 냈으며 경제부총리와 포철회장 출신인 초선의 김만제 당선자도 내심 정책위의장직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경북의 한 재선 의원도 핵심 지도부의 내락을 받아냈다는 설까지 흘리면서 수석 사무부총장직에 강한 집착을 보이고 있다.
이들 외에 초·재선 의원들 중 일부도 수석 부총무나 신설될 정책조정위원장 등 중간 당직 쪽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요구들이 어느 정도 실현될 수 있을 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게다가 이회창 총재도 지난 달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전국구 의원 몫으로 상당수가 이미 지역에 배려된 만큼 향후 당직과 국회직에선 기대치 만큼 충족시켜 주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徐奉大기자 jiny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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