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겨운 내고향-송이도 '잘가꿔야 보배'

입력 2000-05-11 14:07:00

봉화군이 발상 전환으로 아직까지 인공적인 재배방법이 알려지지 않은 신비스런 버섯인 송이를 '전천후로 기르는 송이'로 바꿔가고 있어 화제다.

군이 지난 96년부터 전국 지방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실시한 '송이산 가꾸기 사업'이 그 출발점.

우리나라 송이 생산은 발생 시기의 기상변동에 의한 풍·흉년의 차이가 심하고 특히 지난 80년대 중반부터 생산량이 매년 크게 줄어 들고 있는 추세다.

봉화군은 그러나 이같은 요인을 극복하면 송이 생산을 늘릴 수 있다고 판단, 96년부터 도·군비 등 5천만원을 투입, 물야면 오전리 산 20번지 등 9개소(10ha)의 시범대조구를 조성한 뒤 송이산 가꾸기사업에 나섰다.

송이버섯은 30~60년생의 소나무림(피음도 60~80%)에서 잘 자라고, 7~8월경 기온이 19℃ 정도로 1주일간 지속되면서 20일 정도 100mm의 강우량이 최적의 생육조건.송이산 가꾸기 사업에서는 송이발생지에 물막이와 스프링클러 등 관수시설을 설치, 기상여건을 인위적으로 바꾸고, 잡·관목과 낙엽층 제거, 간벌 등을 통해 피음도를 적정하게 유지했다.

사업 시행 초기엔 기술 미비로 성과가 미미했으나 노출된 문제점을 계속 보완, 98년부터 산가꾸기를 하지 않은 송이발생지에 비해 2배 이상의 증수 효과를 거두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얻었다.

이에 박차를 가해 지난 해까지 봉성면 우곡리 산 103번지 등 모두 40개소(101ha)에서 송이산가꾸기 사업을 마쳤다. 특히 올해부터는 국비보조(40%)까지 받게 돼 모두 1억4천5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상운면 문촌리 등 16개소(76ha)에 대해 이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군은 이 사업을 통해'채취하는 송이에서 전천후로 기르는 송이'로 전환, 송이축제 등을 통해 연간 60억원 이상의 농가소득을 올리고 있다.

특히 송이 대량 생산지인 강원도와 울진 등지의 송이산들이 지난 달 산불 피해로 향후 20년 이상 송이가 자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군은 송이산 가꾸기사업의 효과가 더욱 빛을 볼 것으로 보고 집중 투자를 하고 있다.

엄태항 군수는 "봉화군이 처음으로 시작한 이 사업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어 전국에서 많은 자치단체 관계자들이 견학을 오고 이 사업이 확산됐다"며 "그동안 축적된 경험과 기술을 많은 산주들과 다른 지자체에 전수하여 고소득 산림부산물로 자리매김을 하겠다"고 말했다.

봉화·金振萬기자 fact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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