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성격 의구심, 오늘 오전 판문점 첫 준비접촉

입력 2000-04-22 00:00:00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첫 준비접촉이 22일 오전 10시 판문점 남 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열렸다.

이날 첫 접촉에는 남 측에서 양영식 통일부차관을 수석대표로 통일부 손인교 남북대화사무국장과 서영교 국장이, 북 측은 김령성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참사를 수석대표로 최성익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부장과 권민 조선 아시아 태평양 평화위원회참사가 각각 참석했다.

남북 양 측 수석 대표는 이날 기조발언을 통해 분단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에 임하는 기본 입장과 원칙을 각각 제시하는 등 1차 접촉을 마무리하고 오는 27일 오전 10시 판문점 북 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2차 준비접촉을 갖기로 합의했다.

남 측의 양 수석대표는 경제공동체 건설 및 냉전종식과 평화 정착, 이산가족 등 인도적 문제 해결, 남북간 대화창구 상설화 등 '베를린 선언'의 4대 과제를 중심으로 정상회담의 의제를 거론했으나 북 측 김 수석대표가 "북과 남이 현안이 많은 만큼 이런 현안문제를 풀고 순조롭게 해결하자면 근본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남북정상회담은 준비접촉단계에서부터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북 측 김 수석대표가 "북남 평양상봉과 최고위급회담을 통해 현안을 풀고 조국통일을 이루는 획기적 전기를 이루는 의의를 갖고 있다" 며 남북정상회담과 최고위급회담을 분리하는 듯한 발언을 해서 남북 양 측이 합의한 남북정상회담의 성격에 의구심이 일고 있다.

그러나 김 수석대표는 "상부의 뜻을 옳게 받들어 모든 문제를 해결하자"며 회담준비에 적극적인 의지를 밝혔다.

이번 남북한 당국간 접촉은 지난 94년 7월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통신 및 경호 실무 자 접촉 이후 5년 9개월만에 판문점에서 재개됐다.

남북 양 측 수석 대표는 이날 접촉에서 상견례에 이어 기조발언을 통해 분단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에 임하는 기본 입장과 원칙을 각각 제시했다.

한편 양 수석대표는 비료 지원 등 인도적 대북지원과 관련, 북 측 의사를 타진한것으로 전해졌다.

북 측 김 수석대표의 기조발언 내용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으나 정상회담의 큰 틀을 마련한다는 데는 반대하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남북 양 측은 2차 접촉에서 이날 합의하지 못한 의제는 물론 남북정상회담 과정에서 발생할 경호, 통신, 의전, 공보 등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별도의 실무자 접촉 개최문제를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판문점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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