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독 국내방송 진출 언론·시민단체 반발

입력 2000-04-20 14:10:00

세계적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의 국내 방송사업 진출을 지켜볼 것인가.지난 11일 머독이 우리나라 방송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데이콤 자회사인 (주)DSM 등 국내 10여개 기업과 합작회사 (주)한국위성방송 설립에 조인한 후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머독소유의 뉴스 코퍼레이션은 (주)한국위성방송의 공동 대주주로 10~15%의 지분을 갖고 내년 상반기중 실시될 예정인 국내 위성방송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할 계획.머독의 국내 방송사업 진출이 가시화되자 학계, 언론계, 시민단체 등은 18일 '머독의 위성방송 사업 진출 문제와 대응방안'이란 주제의 토론회를 여는등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이세용 MBC국제협력부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머독은 미디어를 언론과 문화 매체로 생각하기 보다는 하나의 돈버는 사업으로만 생각하는 인물"이라며 "선정성과 정치유착을 통해 세계적 언론재벌로 커온 머독의 국내 진출은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또 한국통신 뉴미디어 위성방송팀이 발행하는 '위성방송' 2호는 '문화침략자 머독이 온다' 란 특집을 통해 '루퍼트 머독의 국내 위성방송 진출을 막아야 한다'고 못박고 있다.지난 98년부터 머독의 국내 방송 진출을 주시해온 시민단체들도 우려와 반대를 표명하는 성명서를 내는등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언론개혁 시민연대는 "우리 고유 문화가 상업주의와 선정주의로 훼손되지 않으려면 머독만은 국내 위성방송 시장에 참여시켜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한 정용준 전북대 신방과교수는 "머독의 국내 진출을 지레 겁먹고 반대할 필요는 없다"며 "그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현실적으로 대응 방안을 찾아야 할 때"라며 신중론을 폈다.

그는 "언론계의 윤리를 저버리고 시장과 대중을 쫓아가는 머독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외국자본이 참여한 위성방송에 대한 방송위원회의 심사과정에서 별도의 자본 투자 노력을 강제하는 등 차별화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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