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의 한나라당 싹쓸이는 대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16대 총선이 차기 대권의 전초전 형식으로 치러진 때문에 이 문제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지역민들의 몰표로 당선된 한나라당 의원들이 향후 대권과 관련해 과연 어떤 행보를 보일지는 더욱 주목거리다.
과연 유권자들의 선택대로 현 정권 유일의 대안세력으로 올바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을 지, 또다른 이해관계 때문에 이합집산을 거듭할 지 관심을 모으는 것이다. 이같은 분위기 탓에 한나라당 당선자들은 총선후 곧바로 저마다 자신들의 위상과 향후 대권과 관련해 강한 의지를 표시하고 있다. 당내 TK세력의 기대주라고 할 수 있는 강재섭 의원은 당선 일성으로 "전당대회를 통해 총재의 지도력과 공천파동의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지역 당선자들의 '이회창 총재 앞으로' 대열과는 거리를 두겠다는 선언인 셈이다. 자기 목소리도 내겠다는 발언이다.
즉 그동안 찬밥신세를 면치 못했던 TK세력이 이제는 실질적인 주주행세를 하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이들의 당내 파워가 어느 선까지 미칠 지는 아직 장담하기 이르지만 이회창 총재의 대항마까지는 기대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게 중론이다. 총선승리를 통해 차기 대권가도를 질주하고 있는 이 총재는 이미 저만치 앞서 있다. 공천과정에서 자파를 60% 이상 심어놓은 탓에 5월말 전당대회에서 총재추대까지 기대하고 있다. 거칠 것 없이 대선가도를 자연스럽게 달리겠다는 심산이다.
게다가 이 총재 주변에는 핵심측근임을 자처하는 TK의원들도 상당수다. 때문에 대선정국이 본격화 될 경우 이 총재를 향한 TK들의 줄서기는 더욱 가속화 할 것 같다.
때문에 TK 의원 중 대권선언을 하기는 지극히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상황이 급변하지 않는한 이 총재의 들러리에 만족해야 하는 상황까지 갈 수도 있다.
그러나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만약 이 총재의 독선과 측근정치로 인한 TK 홀대가 계속될 경우 잠재적인 대권주자가 지역에서도 등장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강재섭 의원을 들 수 있다. 강 의원은 지난 98년 총재경선에서 도중하차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지역민의 기대를 모으로 있다. 게다가 총재경선 당시 구축했던 강삼재 의원과의 강-강 라인을 형성할 경우 무시할 수 없는 세력을 형성할 수도 있다.
강 의원 측은 이에 대해 "당이 1인 지배 정당 체제에서 탈피해야 한다"며 "이 총재가 밀실정치와 3김 아류정치를 계속한다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강 의원의 발언이 98년처럼 무게있게 다가오지는 않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한나라당을 제외한 여타 정당의 대선후보군이 이번 총선을 통해 거의 전멸하다시피 하면서 차기 대선구도에서 TK들의 역할은 아마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공통된 분석이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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