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도전 세 불리기

입력 2000-04-18 15:29:00

4.13 총선이 막을 내림에 따라 각당의 중진들은 여야 구분없이 최고위원이나 당권도전을 모색하며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고있다.

민주당 중진들은 9월 전당대회에서의 최고위원 경선에 대비한 행보에 나섰고 한나라당 중진들도 5월께로 예정된 총재와 부총재 경선을 의식해 비상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쭑민주당=총선에서 '생환'한 중진들은 9월 전당대회에서 7명의 최고위원을 경선키로 되어있는 정치일정을 감안해 벌써부터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차기경쟁에서는 일단 이인제(李仁濟) 선대위원장이 총선 유세전을 진두지휘하고대전.충청권에서 약진함으로써 선두주자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다졌다.

이 위원장은 다른 차기주자나 동교동계의 견제 등을 감안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향후 정국운영 과정에서 경제도약과 남북정상회담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낮은 자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김 대통령의 향후 정국구상이 나오는대로 본격적인 차기행보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서울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김근태(金槿泰) 지도위원도 개혁성향의 이미지를 살려 차기경쟁에 가세할 준비를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

김 위원은 특히 임채정(林采正) 장영달(張永達) 의원 등 기존 재야출신 현역의원과 심재권(沈載權) 이호웅(李浩雄) 당선자 등 재야출신 인사들의 규합은 물론 비록 총선에서 낙선했지만 부산에 기반을 두고 있는 노무현(盧武鉉) 의원과의 연대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재기에 성공한 정대철(鄭大哲) 당무위원과 김원기(金元基) 고문도 당권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높으며 이들은 특히 김상현(金相賢) 의원의 탈당으로 비주류의 리더가 없는 공백을 십분 활용할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동교동계 간판이라 할 수 있는 한화갑(韓和甲) 지도위원도 공식적인 언급은 삼가고 있지만 그동안 "총선이후에는 움직여보겠다"고 말해왔다는 점에서 동교동계 몫으로 최고위원 경선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당내 지역구 최다선인 김영배(金令培) 전 총재권한대행은 국회의장 또는 대표직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김옥두(金玉斗) 사무총장과 박상천(朴相千) 원내총무, 김원길(金元吉)전 정책위의장, 김충조(金忠兆) 정균환(鄭均桓) 전 사무총장도 내심 최고위원 경선출마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재야의 마지막 대부'인 이창복(李昌馥) 고문도 출마에 적극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쭑한나라당= 이번 총선에서 당선돼 정치적 입지가 넓어진 한나라당 중진들도 나름대로 당내외적으로 새로운 역할을 모색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관심을 끄는 중진은 김영구(金榮龜) 박관용(朴寬用)(이상 6선), 강삼재(姜三載) 서청원(徐淸源) 홍사덕(洪思德) (이상 5선), 김덕룡(金德龍) 강재섭(姜在涉) (이상 4선), 이부영(李富榮) 손학규(孫鶴圭)(이상 3선), 박근혜(朴槿惠) 당선자 등.이들은 조만간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전당대회를 정치적 도약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먼저 제1당인 한나라당 최다선인 김영구 박관용 부총재는 내심 국회의장직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 98년 '8.31 전당대회' 총재경선에 나섰거나 나서려했던 서청원, 강삼재, 김덕룡, 강재섭 의원과 박근혜 부총재, 이부영 총무, 손학규 당선자는 총재 경선 출마여부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강삼재 의원은 이미 총선공약으로 당권 도전을 선언, 경선에 나설 것이 확실시되고 있고 김덕룡 부총재도 측근들로부터 총재경선 출마 압력을 받고 있다.

하지만 나머지 중진들은 지난 2월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이번 전당대회에서부터는 부총재 경선을 약속했기 때문에 부총재 경선이 실시될 경우 '도전 수위'를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총선 승리로 인해 총재 경선에서 이 총재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서청원 의원은 총재 경선 출마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다"고만 밝혔고 손학규 당선자는 "당의 체질을 개선하고 운영방식을 바꾸는 데 일조할 수 있다면 어떤 역할이든 하겠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반면 이부영 총무는 "총재 경선에는 안나갈 것"이라면서도 "당 운영에 있어 개혁세력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해 부총재 경선에 나설 뜻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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