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국 부채 추가탕감·지원조건 개선"

입력 2000-04-18 14:51:00

폭우속에 수천명~1만여명의 '세계화' 반대주의자들이 시위를 벌였지만 16, 17일 워싱턴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IBRD) 합동춘계회의를 무산시키지는 못했다. 지난해 12월 시애틀 세계무역기구(WTO) 회의 때의 위력을 재현하려던 비정부기구(NGO)의 노력이 실패한 것. 그러나 각국 정부가 국제금융기구 개혁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소기의 성과를 올렸다.

국제통화기금(IMF)이 16일 개막식에서 세계 빈국의 부채를 대폭 탕감하고, IMF를 한층 개방적이고 책임성 높은 체제로 변화시키겠다는 기존입장을 재확인하는 성명을 발표한 것을 비롯, 세계은행과 IMF는 '추가적인 부채탕감의 필요성' '기금 지원 조건의 개선' '개도국의 IMF 정책결정 참여확대' 등에 합의했다.

IMF와 세계은행은 또 17일 주요정책 결정자 회의를 마친뒤 "선진국들은 개도국에 대해 시장개방폭을 더욱 확대하고, AIDS(에이즈) 위기에 신속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세계은행은 16일 국제통화기금(IMF) 회의 저지에 실패한 시위대의 움직임이 격렬해질 것으로 예상, 예정보다 2시간 빠른 17일 오전 7시30분 부터 개발위원회 회의에 들어갔다.

밤새내린 폭우탓에 16일 1만여명 보다 적은 수천명의 시위대가 17일 이른 아침부터 워싱턴 거리로 몰려나와 '세계은행 반대' 구호를 외치고, 일부 시위대원은 경찰차량 앞에 드러누워 격렬하게 저항했다. 그러나 버지니아주 방위군 병력까지 지원받은 워싱턴 경찰은 충돌이 빚어질 때마다 즉각 최류탄, 진압봉 등으로 제압했다. 이번 회의와 관련, 체포된 시위자는 1천여명을 넘어섰다.

미국정부는 교통혼잡과 시위격화에 대비 IMF와 세계은행 본부 건물 주위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연방정부 직원들에게 임시 휴무령을 내렸다.

石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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