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짐바브웨가 진통하고 있다. 올해로 독립 20주년을 맞았지만, 식민지 유산 청산이 이같이 처절한 것. 핵심은 토지 문제로 결집돼 있다. 흑인들은 땅을 자신들이 되돌려 받아야 한다고 믿고, 백인들은 "내 것"이라고 버티고 있다.
이 흑백 갈등은 지난 15일 백인농장주 피살사건을 계기로 걷잡을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2월 무가베 대통령의 '백인 소유 토지 무상 몰수' 방침 천명이 사태의 발단. 토지 재분배 등에 관한 대통령의 권한을 강화하는 헌법 개정안이 2월말 국민투표에서 부결된 뒤, 독립운동 참전용사들이 백인농장에 침입하기 시작했다.사태가 폭력으로 치닫자 고등법원은 지난 13일 백인소유 토지를 그들에게 돌려 주도록 결정했다. 하지만 무가베 대통령의 지지를 업고 있는 참전용사 등 흑인들은 강경하다. 이미 무장 흑인 6만여명이 전국 1천여개 백인농장을 불법 점령했다. 2만여명의 경찰병력으로는 도저히 사태를 바로잡을 수 없는 상황. 집권당은 지난 6일 야당의원이 불참한 가운데 '백인 소유 토지 무상 몰수 법안'을 전격 통과시켰다.
야당은 최근 인기가 급락한 무가베 대통령 및 집권당이 오는 5월 총선을 앞두고 패색이 짙어지자 의도적으로 백인농장 점거사태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흑백 토지분쟁은 '식민역사 청산'과 밀접히 연결돼 있다. 1889년 영국의 지배 아래로 들어갔던 짐바브웨는 1970년대 무장투쟁을 거쳐 1980년 4월에야 독립을 쟁취했다. 그러나 전체 국민의 1%에도 못미치는 백인들이 전체 토지의 1/3, 옥토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짐바브웨의 땅은 짐바브웨인에게 돌려줘야 한다. 백인농장은 식민지 시기에 빼앗긴 것인 만큼 당연히 무상으로 흑인에게 재분배돼야 하며, 그 보상은 영국정부의 책임이다"는 것이 독립전쟁 참전 용사들의 주장이다. 영국 정부도 백인토지의 재분배에 필요한 자금 지원 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현상황에서의 토지개혁은 무가베 일당의 배만 불릴 것이라 비난하고, 짐바브웨 주재 대사를 소환했다.
짐바브웨 사태의 전개 양상에 세계가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石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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