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에산업 '제2의 전성기'

입력 2000-04-11 14:12:00

"모래알 같은 애벌레가 2만배 크기인 다 자란 누에로 성장하는데는 불과 20일밖에 걸리지 않아요. 지구상에 이같이 빨리 자라는 동물이 있습니까"

'누에박사'로 불리는 김낙중(72·포항시 북구 흥해읍 매산리)씨는 누에로 만든 건강식품 '동충하초'가 인기가 있는데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했다.

김씨의 뽕밭 7천평에는 현재 닭 수천마리가 방목, 사육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닭은 보통 닭이 아니다. 병아리때부터 누에똥이 섞인 사료를 먹고 자란 잠계(蠶鷄)이다.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잠계'라는 용어는 김씨 스스로 붙인 이름. 전국적으로도 현재 잠계 하는 곳은 거의 없다는게 김씨의 설명.

김씨는 잠계가 1석(石)3조(鳥)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왜냐하면 우선 닭들이 뽕밭의 각종 벌레를 잡아먹고, 잡초까지 쪼아 먹는다. 그리고 닭똥이 뽕밭에는 좋은 거름이 되며, 끝으로 누에똥을 먹고 자란 잠계는 고소득을 보장한다는 것.

병아리때부터 뽕밭에서 방목되는 잠계는 누에똥이 섞인 사료에다 방목해서 자란 탓으로 육질이 좋고 건강식품으로 인기가 높다.

사육수가 많지 않고 일손이 달려 주문 판매만 하고 있다고. 현재 서울 롯데백화점에 매일 30여마리 정도가 비행기로 올라간다. 식당이나 개인이 직접 찾아올 경우에도 판매한다는 것.

김씨는 10년전 자신이 만든 '잠도(蠶稻)산업'을 아들이 대를 이어 뽕나무 농사를 짓기를 바라고 있다. 잠도(蠶稻)란 '누에에겐 뽕나무가, 사람에게 쌀이 가장 귀한 양식'이란 뜻으로 지었다는 것. 도시생활을 청산한 아들 선우(46)씨는 몇해전부터 고향에 돌아와 아버지로부터 착실한 누에 영농 교육을 받으며 양잠 2세대를 이어받고 있다.

김씨는 잠계 이외 누에분말 등으로 연간 수천만원의 짭짤한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그런 김씨가 지난해엔 인근 한동대에 자신의 뽕밭 3천500평을 선뜻 내놓아 주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포항·林省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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