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학 신과학자-포항공대 장윤석교수

입력 2000-04-07 14:18:00

지구상에 존재하는 화학물질 중 파상풍독(毒)을 제외하고는 독성이 가장 강한 물질인 다이옥신. 청산가리보다 독성이 1만배 정도 강하며 유전자 이상이나 면역체계 장애를 일으킬 뿐 아니라 기형아, 저능아 출산과도 관련이 있는 맹독성 환경호르몬이다. 국제 암연구소(IARC)는 다이옥신을 유력한 발암물질(그룹 2B)로 분류해오다 지난 97년부터 명백한 발암물질(그룹 1)로 등급을 높였다. 역사상 가장 큰 다이옥신 피해는 70년대 초 베트남 전쟁. 고엽제 내에 다이옥신 불순물이 들어있어 고엽제가 뿌려진 숲이 불타면서 엄청난 다이옥신이 발생, 참전 군인들의 후유증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다이옥신 연구에 나서 지난 해 8월 맹독성을 제거할 수 있는 분해 및 흡착균을 발견,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포항공대 환경공학부 장윤석(43·張倫碩)교수. 장 교수가 발견한 다이옥신 분해균은 'Pseu-domonas putida (슈도모나스 퓨티다)PH-01'(PH는 포항 약자). 포항공대 다이옥신 분석실에서 채취한 균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이 다이옥신 분해균은 지금까지 외국에서 발견한 분해균보다 분해 속도가 매우 빠르고 2차 오염물질을 발생시키지도 않는 우수한 분해 균으로 밝혀졌다.이와함께 장 교수는 또다른 다이옥신 박테리아인 'Bacillus sp. PH-01'이라 불리는 균으로부터 분비되는 단백질의 구조를 세계 처음으로 규명했다. 놀라운 것은 이들 박테리아 분비 단백질이 다이옥신을 강하게 흡착하다는 사실. 장 교수의 이같은 연구 결과는 지난해 8, 9월 외국의 유명 환경전문지인 'Water Research(수질 연구지)'와 'Applied Environmental Microbiology(응용환경미생물지)'지에 게재된데 이어 국제 다이옥신 학회에도 발표돼 세계적으로 인정 받았다.

장 교수는" 이들 분해균과 흡착균을 상호보완적으로 사용하면 다이옥신 제거에 획기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환경 및 식품 등에 산재해 있는 다이옥신의 효과적 제거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장 교수는 분해균을 이용한 다이옥신 제거용 제품 생산은 3, 4년 뒤 가능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이 신개발품은 다이옥신 이외 다른 독성유기 물질 분해도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다이옥신 문제 해결에 중요한 전기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같은 결과는 아직 시작 단계일 뿐이다. 갈수록 쓰레기 발생량이 늘어날 뿐 아니라 일반 식품에서도 다이옥신을 '저비용 고분해'를 통해 해결해야 할 숙제가 남아있기 때문. 앞으로 국내에서도 매년 1천여t 에 1억원정도의 다이옥신 제거 비용이 드는 만큼 더욱 값싼 다이옥신 제거 기술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현재 국내 모든 소각장은 다이옥신 흡착제를 외국에서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내년쯤이면 장 교수가 개발한 우수한 흡착제가 국내 시장을 점유, 연간 100억원 이상의 외화 절감 효과를 얻게 될 전망이다. 한편 장 교수는 지난해 빛을 이용해 다이옥신을 분해하는 광촉매제를 개발하기도 했다. 그가 개발한 다이옥신 분해 광촉매는 산화티타늄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자외선을 쏘여 주면 이를 흡수해 강력한 산화· 환원제를 표면에 생성, 다이옥신과 반응하면서 분해된다. 산화티타늄은 페인트의 흰색 안료로 주로 쓰이는 물질로 값싸고 손쉽게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매우 안정되고 유독성이 없어 다이옥신 분해 촉매로 매우 적합하다는 것. 이외에도 장 교수는 현재 자연 태양광을 이용한 다이옥신 분해 기술 연구에도 열중하고 있다. 이 연구가 성공할 경우 환경 호르몬 제거는 또다른 전기를 맞게 된다. 장교수는 "모든 공해물질은 인위적이 아닌 자연적으로 정화 처리되는 것이 자연의 섭리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이 안타깝다"며 "생활쓰레기를 줄이려는 한사람 한사람의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포항·林省男기자

△경복고·연세대 화학과 졸

△미 미시간 대학 석·박사(생화학)

△미 미시간대, 미 MIT 화학과 박사후 연구과정

△기초과학지원연구소 화학기기 실장

△한양대 화학과 조교수

△포항공대 환경공학부 환경분석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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