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정전 사고의 주범인 까치에 대해 한국전력이 '채찍과 당근'의 이중 전략을 택하며 까치 대 한전의 한판 싸움이 제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그간 '까치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둥지에 까치의 천적인 뱀이나 매의 모형을 놔 두거나 까치가 싫어하는 냄새를 풍기려고 빙초산, 나프탈렌, 시너 등을 뿌렸으나 영악한 까치에겐 소용이 없었다. 풍차 바람개비·까치방지텐트들도 역시 효과가 없었다. 막대기로 둥지를 일일이 철거해도 마찬가지였다. 같은 곳에 둥지를 트는 습성 때문에 철거 후 6시간 만에 다시 같은 곳에 둥지를 만들기 때문.
이에 따라 한전은 지난해부터 전신주 전선시공을 하향식으로 변경, 전력선이 까치집에 닿지않도록 하고 연결부위에 절연호스를 사용, 조류 공존형 설비를 집중 구축키로 했다. 아울러 지속적인 철거작업과 까치 1마리당 1천원 보상제 등도 병행키로 했다.
까치의 산란철은 1월~5월. 둥지를 트는 시기도 이 때다. 특히 2~4월은 까치가 둥지를 틀기 위해 물어다놓은 나뭇가지, 젓가락, 숫가락, 우산대, 안테나, 쇠파이프 등이 전선에 닿아 일으키는 정전사고가 가장 많은 시기다. 지난 한해 전국의 배전선로 고장건수 2천769건 중 약 20%인 547건(영남지역 154건)이 까치로 인해 발생했다.
잡식성으로 인가 근처에 집을 짓는 까치에겐 도심화로 높은 나무가 없어진 요즘 전봇대만큼 안전하고 튼튼한 보금자리는 없다. 특히 텃새인 까치는 자란 곳을 떠나지 않는 특성이 있어 전봇대 위에서 부화한 까치는 꼭 전봇대 주위에 둥지를 트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 길조로 알려진 까치가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은 어쩌면 사람 탓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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