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세금도 안내고 군대도 안가고

입력 2000-03-29 15:49:00

로마가 강해진 것은 정신적 측면에서 보면 한마디로 '노블레스 오블리제'이다. 귀족은 명예를 누림과 동시에 의무를 다하는 것이다. 우리의 국민대표들은 어떤가. 선관위가 발표한 16대 총선 후보들의 경우를 보면 '전혀 아니다' 이다.

첫날 하루의 자료이기는 하지만 거의 모든 후보가 등록을 했으므로 사실상 결과의 자료와 마찬가지이다. 후보의 38.9%가 재산세나 소득세중 하나를 내지 않았고 12.7%는 소득세나 재산세를 아예 내지 않았다. 그리고 세금을 냈다해도 사실상 탈세라고 보여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100억대의 재산을 가진 사람이 어떻게 재산세는 0인가하는 등 여러 의문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후보의 23.2%가 군에 가지 않았다는 것도 문제다. 이는 일반인의 면제율 4.6%의 5배이며 후보의 아들들은 후보보다 더많은 일반인의 6배나 군에 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세금을 내지 않았거나 군에 안간 사람들을 한묶음으로 비난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는 떳떳하지 못할 것으로 우리는 보고 있다. 기본적인 국민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사람이 어떻게 국민을 대표 할 수 있을 것인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 어떻게 선량이 되려고 하는가. 정말 이번 선거에서 만은 이를 징벌하자.

후보등록 첫날 당장 네티즌들이 선관위 홈페이지에 10만명이 접속 한 것을 보면 인터넷을 통해 깨끗한 정치 도덕정치에 한발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납세.재산.전과(前科)등 후보의 모든것을 투명하게 알아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정치도 사이버정치라고 하는 'e-정치'시대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보다 나은 후보의 결정과 선택을 위해서는 다음 선거를 위해서라도 몇가지 미비점을 보완하지 않으면 안된다. 우선은 선거법 개정이다. 이번 세금신고에는 종합토지세가 빠져 있다. 납세의무에 어느정도 성실한지 시험할 기준에 결함이 생긴 것이다. 순전히 의원들의 부주의로 인해 법개정때 빠졌다고 한다. 그리고 선관위가 아무른 권한이 없어 후보가 제출한 자료가 어느정도 사실인지 검증할 권한이 없다는 점도 문제이다. 이것도 선거개혁을 위한 의지가 있다면 즉시 권한을 부여하겠끔 법을 고쳐야 할 것이다.

21세기는 정보화의 진행과 더불어 사회가 더욱 투명해지고 이에 따라 능력 뿐만 아니라 도덕성이나 청렴성등의 인간적 가치도 중요한 덕목이 되고 있다. 이제 정치인들은 여기에 맞추지 않으면 도태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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