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가 함께 경쟁력 높일때

입력 2000-03-25 00:00:00

봄을 맞아 경기회복에 따른 노동자들의 기대심리 등으로 봄철의 임금교섭과 관련하여 노사관계 불안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사회 전체적으로 팽배되어 있다. 흔히 말하는 봄철의 임금교섭투쟁인 춘투(春鬪)는 일본에서 시작되었는데, 올해 일본의 노사협상은 노조측이 임금인상 요구를 가급적 억제하고 고용안정을 요구하는 '고용춘투'의 특징을 갖고 있으며, 참고로 일본의 노조연합은 평균임금 1% 인상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한국노총은 13.2%, 민주노총은 15.2%, 경총은 5.4%의 임금인상을 올해에 제시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국경과 민족의 의미가 별로 없는 지구촌시대이며 세계일류만이 생존하는 무한 경쟁의 시대이다. 이런 시대에 경쟁력을 잃으면 기업은 생존할 수 없으며, 국가는 경제적 위기와 대량실업을 초래하게 된다. 또한 오늘날은 노동자와 자본가 계급의 구분이 없어져가고 있다. 기업의 경쟁력이 강화되어야만이 나라도 살고 노동자도 사는 시대이다.

그런데도 우리의 노사관계는 아직도 산업사회의 대립적 구조와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스위스의 국제경영개발원이라는 권위있는 국제기관에서 각국의 노사관계 국제경쟁력을 조사한 결과, 우리 나라는 조사대상 47개국 중에서 46위로 평가되었다.

또한 세계경제포험(World Economic Forum)의 '세계경쟁력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협조적 노사관계 부문은 59개국 중 57위, 파업조기해결 부문은 59개국 중 51위로 평가되었다.

국제경쟁의 지식정보화사회라는 세계사적 변화의 흐름을 따라 잡고 노사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투쟁일변도, 대립과 갈등의 노동운동방식에서 벗어나 참여와 협력의 노사관계를 정착시키도록 노사가 한마음으로 노력해야 한다. 즉 21세기에 걸맞은 새로운 노사협력의 패러다임이 정립되어야 한다.

노동자, 노동조합, 재계 모두 새로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기업은 열린 경영, 투명한 경영을 통해 근로자가 자발적으로 업무에 헌신할 수 있도록 근로자를 경영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기업정보의 공개 등을 통히 민주적 노사관계, 경쟁력 있는 노사관계가 정립되도록 해야한다.

이 길만이 우리의 경제를 살리고 우리가 선진국대열에 설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공덕수(대구지방노동청장.정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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