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세계 물포럼 각료회의'개막

입력 2000-03-21 14:31:00

"20세기가 '석유'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물'의 시대"

세계 3천500여명의 전문가들이 지난 17일부터 6일간의 일정으로 네덜란드 헤이그에 모여 세계 물의날 행사를 열고, '수해' '한발' '물 사용권과 그 지정학적 문제' '농경' 등 현안에 대한 논의를 벌이고 있다. 21일부터 이틀간은 이번 행사에서 가장 중요한 세계 물포럼 각료회의가 개최된다.

유엔(UN)은 물포럼 개막에 앞서 발표한 보고서에서 현재 약 30억 인구가 위생급수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물부족 또는 물오염에서 비롯된 질환으로 매년 700여만명 이상이 사망하고 있다고 사태의 심각성을 경고했다.

또 향후 20년간 지구의 인구가 60억에서 80억으로 늘어남에 따라 세계 주민의 물수요와 작물 재배에 필요한 물이 각각 40% 및 1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지구 생태계의 악화와 빈국들의 수질악화 등으로 물공급이 더 늘어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현재 지구상의 전체 물 가운데 담수는 2.5%에 불과하고 이중 3분의 2가 만년설과 빙하형태로 존재하고 있으며 나머지 중에서도 20% 정도는 인간이 접근하기 어려운 외딴 지역에 존재하고 있다.

이같은 물 부족 현상은 물 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 마저 있다. 20세기 전쟁의 대부분이 석유 때문이었다는 사실과 묘한 대조를 이룬다. 물 분쟁은 정치적 이유로 대립하고 있는 국가들이 동일한 수자원을 공유하고 있는 경우 더욱 위험해 진다.이스라엘과 요르단, 레바논, 시리아는 요르단강과 야르무크강에 의지하고 있으며 요르단강 서안에서 다툼을 벌이고 있는 유대인 정착민과 팔레스타인들은 야르곤 및 탄니님 대수층에서 나오는 물을 이용하고 있다. 이스라엘 점령지인 골란고원 역시 중동의 수원이며 레바논 남부지역에도 라타니강이 흐르고 있다.

터키가 추진중인 남동부 아나톨리안 프로젝트에 따른 댐건설은 시리아와 이라크로 흐르는 유프라테스강 및 티그리스강의 수량을 줄어들게 할 것이 분명해 분쟁요소로 꼽힌다.

아시아 지역에서도 인도와 방글라데시가 갠지즈강을 공유하고 있고, 아무 다리야강과 시르 다리야강은 중앙아시아 5개국이 함께 이용하고 있다. 인도차이나 반도에서는 메콩강을 놓고 중국,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이 첨예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더욱이 국민 대부분이 안전한 식수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나라로 분류된 25개국 중 19개국이 몰려있는 아프리카는 물 부족 현상이 이미 '전쟁'이나 마찬가지 상황이다.

이번 제2차 세계 물 포럼에 참석하는 세계 92개국 각료급 인사들은 물부족 현상의 해결책을 모색하기로 다짐하는 선언문을 채택할 예정이다. 또 2002년과 2003년 각각 독일의 빈과 브라질의 리우데 자네이루에서 만나 물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후속조치를 논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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