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中 협상카드 다양해졌다

입력 2000-03-20 00:00:00

현재의 천 당선자와 중국 공산당 및 정부의 반응을 볼 때, 가까운 시일 내에 즉각적인 갈등이 표출될 것 같지는 않으며, 서로간을 관찰하는 기간이 끝나면 양안 관계가 어떻게 진행될지 주목거리라는 것이 분석가들의 대체적 의견이다. 때맞춰 미 국방장관도 중국을 방문했는데, 이는 중국의 위협을 완화시켜 보려는 미국의 계산된 행동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재의 상황=지금으로선 중국이 아직 무력 위협을 가하지는 않고 있으며, 천 당선자도 발언에 조심성을 보이고 있다. 더우기 그는 선거 당일부터 화해와 대화를 역설하기 시작했다. 또 홍콩 싱가포르 일본 등 어느 곳에서든지 중국측과 만나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중국과 대만은 1개 국가'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거부한다고 밝혔기 때문에, 중국이 그를 만나줄 가능성은 희박하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받아들여야 정상 대화의 전제조건이 충족된다는 입장이나, 천 당선자는 지지자들 다수가 거절하는 이 원칙을 받아 들이기 쉽잖은 상황이다. 더우기 그는 대중 정치인이어서, 지난 10여년간 지속적으로 중국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쪽으로 쏠려 온 대만 유권자들의 성향을 무시하기 힘든 입장이다.

△대만의 협상력 증가=선거 과정에서 '중국과의 힘 겨루기'를 승리로 이끎에 따라 앞으로 양안 통일협상에서 대만 새 정권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만 국민들은 이제 중국이 '전가의 보도' 처럼 휘둘러 온 무력 카드를 더 이상 무서워하지 않게 돼, 정부의 대중(對中) 담판을 전폭 지지, 협상력을 높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섣불리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등 독립추진 움직임을 보였다가는 양안관계가 극도로 경색, 해외 투자자가 이탈하는 등 경제를 파탄에 빠뜨릴 수 있는 한계를 갖고 있다.

△중국의 곤경=천 당선자가 아주 폭넓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 중국에게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종전의 국민당(國民黨) 보다 다루기가 훨씬 힘들게 된 것이다.국민당 집권 때는 상당수 국민이 그 당을 불신, 중국으로선 대만 정부 다루기가 오히려 쉬웠다. 그러나 민진당은 별다른 하자가 없어, 천 당선자가 여론의 강력한 지지를 업고 대중 협상에서 양보만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중국 공산당과 정부도 일단은 양안 관계를 새롭게 모색하기 위해 그를 약간은 조심스럽게 대하고 있다. 선거 후 공식 반응에서부터 비난은 피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성명을 통해 "1개 중국의 원칙을 지지하는 모든 대만 당파.단체.인사들과 양안관계 및 평화통일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기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새 집권당과 국민을 분리시키려는 시도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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