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총통-中 '사이 좋아야 할텐데'

입력 2000-03-18 14:23:00

亞, 대만선거에 촉각

우리나라에는 정치·경제·군사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까? 대만 총통선거 투표가 18일 시작되자 아시아 지역 국가들이 저마다 득실을 계산하며 긴장 속에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이들의 관심 비중은 누가 당선되느냐 못잖게, 그 결과에 중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에 쏠리고 있다. 결과에 따른 중국-대만 관계 변화가 주변 국가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번 선거로 대만해협의 평화가 깨지고 전쟁이 발발한다면 중국과 대만은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다. 또 주요 무역 상대국을 갑자기 잃을 아시아지역 국가들 역시 경제적 재앙을 맞게 된다.

무역량의 90%를 중국과 대만을 통해 실현하고 있는 홍콩은 물론, 대만에 대한 최대 수출국이자 중국의 3대 투자국인 일본도 경제위기를 맞을 수 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중국 및 대만과 무역량이 많은 다른 동남아 국가들도 이번 선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수빅만 전 미해군 기지를 경제구역으로 개발하기 위해 대만 자본을 유치하려 국운을 걸고 있는 필리핀은 치명적인 계획 차질을 당할 수도 있다.

반드시 전쟁이 아니더라도 양안관계의 불안 및 대만 정치의 불안정 그 자체만으로도 경제침체가 빚어질 수 있다. 지난해 7월 리덩후이 대만총통이 중국과 대만의 관계를 '특수국가 대 국가'로 규정했을 때 대만증시는 6.4% 폭락했고, 도쿄와 홍콩 싱가포르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동반폭락을 경험했다.

또 집권 대만 국민당이 이번 총통선거에서 패배 할 경우 대만경제를 위축시킬 수도 있다. 51년간 권력을 독점했던 국민당이 순순히 새 정부에 권력을 이양하지 않으려 할 것이고, 이것은 정치불안을 불러 와 투자를 위축시키고 증시불안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과 대만의 긴장은 동북아 지역에서 일본의 군사적 역할을 강화하는 구실이 될 수도 있다. UN 평화유지 및 인도적 목적의 해외파병을 승인하는 등 군사적 영향력의 확대를 도모해 온 일본에게 더없이 좋은 구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실험 위협에 맞서 이미 미국과 일본은 동북아 미사일 방어망 공동개발에 들어갔고, 일본은 이 범위에 대만이 포함될 것임을 은근히 암시했었다.

여러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아시아 국가들이 바라는 최선책은 양안 관계가 지금처럼 유지되는 것이다. 누가 새 대만총통으로 당선되든지 독립 주장 등으로 중국을 자극하지 않고, 갈등을 대화로 풀수 있는 틀이 마련되기를 고대하고 있다.

石珉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