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의 시계 북두칠성 3월 중순이 관측 적기

입력 2000-03-16 14:11:00

겨우내 웅크렀던 만물이 되살아나는 봄이다. 날씨가 추워 밤하늘을 보지 못했다면 3월의 밤하늘을 올려다보자. 온갖 전설과 신화를 담은 별자리들이 앞다퉈 동녘 하늘로 비집고 올라온다.

특히 '밤하늘의 시계'로 알려진 북두칠성을 관측하기엔 더없이 좋은 때다. 3월 중순 자정 무렵엔 북두칠성의 국자 끝부분 두 별과 북극성을 이은 선이 머리 바로 위를 지난다. 6시쯤엔 이 선이 북서쪽 지평선과 나란히 놓인다.

봄철 밤하늘에서 북두칠성은 다른 별자리를 찾아가는 나침반이다. 국자의 휘어진 손잡이가 목동자리 아크투루스와 처녀자리 스피카로 이어지며 '봄의 대곡선'을 이룬다. 또 이웃한 사자자리의 엉덩이에 위치한 2등성 데네볼라는 아크투루스, 스피카와 함께 '봄의 삼각형'을 만든다.

◆큰곰자리와 북두칠성

제우스는 숲 속에서 단잠을 자던 아르카디아의 공주 칼리스토의 모습에 반해 그녀와 사랑을 나누었고 아들 아르카스가 태어났다. 그 후 칼리스토는 헤라의 저주로 곰으로 변하게 되고 혼자 남게 된 아르카스는 농부에게 발견되어 훌륭한 사냥꾼으로 자란다. 그리고 어느날 아르카스가 사냥터에서 흰 곰 칼리스토에게 활을 쏘려던 순간 이를 보던 제우스가 둘을 집어올려 큰곰자리와 작은곰자리로 만들었다.

큰곰자리의 엉덩이 부분에 해당하는 부분이 북두칠성이다. 북두칠성 국자 끝의 두 별을 이어 5배 연장하면 그 자리에 북극성이 있다. 큰곰자리 나머지 별들은 모두 어두워서 육안 관측이 쉽지 않다.

◆용자리

용자리는 북두칠성과 북극성을 꼬리로 둔 작은곰자리 사이를 휘감아 돌며 부모와 자식 사이를 갈라놓고 있다. 일년 내내 관측이 가능하지만 눈에 띄게 밝지도 않고 재미있는 전설이 없어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신화에 따르면 이 용은 헤라클레스의 12가지 모험담에서 황금사과를 지키며 잠들지 않는 라돈이라고 한다.

헤라클레스에게 죽임을 당한 용은 훗날 아테네에 의해 하늘로 올려졌다. 용자리에서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별은 북두칠성의 손잡이와 서로 마주 보는 작은 곰의 베타, 감마별(별자리 중 가장 밝은 별을 알파, 그 다음을 베타 등의 순서로 부른다)의 한가운데에 있는 3등성 투반이다. 5천년 전엔 투반이 현재보다 훨씬 더 밝게 빛났고 북극성 역할을 했다.

◆사자자리

헤라클레스의 12모험 중 첫번째 희생물이 된 동물. 별똥별이 변해서 된 황금사자로 성격이 포악해 네메아 계곡에 살며 주민들을 괴롭히자 헤라클레스가 죽였다. 신화 속에서 헤라클레스가 입고 있는 것이 바로 이 황금사자의 가죽이다.

북두칠성 국자 손잡이가 시작되는 부분에 있는 델타별과 감마별을 연결해 계속 머리 위쪽으로 이어가면 사자자리 감마별인 알기에바를 지나 알파별인 레굴루스를 찾을 수 있다. 커다란 물음표처럼 생긴 앞부분은 사자의 머리, 목, 앞발이며 직각삼각형을 이루는 세 별은 사자의 엉덩이와 뒷자리이다. 사자의 심장에 자리잡은 레굴루스는 태양계로부터 85광년 떨어져 있으며 태양보다 150배 정도 밝다. 사자자리는 매년 유성우가 쏟아지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목동자리

목동자리의 알파별인 아크투루스는 우리나라의 밤하늘에 보이는 모든 별 중에서 시리우스 다음으로 밝다. 지름이 태양의 24배나 되는 오렌지색 거성으로 방출하는 총에너지가 태양의 110배 이상이다. 목동자리는 알파별인 아크투루스를 시작으로 긴 오각형을 이루며 방망이 모습으로 보인다. 베타별인 넥카르는 오각형의 반대편 끝에서 아크투루스를 마주보고 있다. 베타별이지만 3.5등성으로 어두운 까닭에 관측하기는 쉽지 않다.

金秀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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