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은 대구의 상징이요 시민들의 훌륭한 휴식 공간으로 알고 있다.
휴일이 아님에도 말로만 듣던, 나의 시조인 장절공 신숭겸 장군과 김 낙 장군이, 왕건을 구하고 대신 전사했다는 팔공산 아래 동수(桐藪)를 직접 찾아, 조상의 얼이 담긴 흔적을 찾아보기 위해서 모 산악회의 팔공산 산행을 따라 나섰다.
팔공산 산록, 동화사 부근 어디엔가 시조의 유적이 있으리라 확신한 나는 동화사의 입구 공원 부지에 우뚝 솟은 한 거대한 오석빗돌을 발견한 나는 혹시 하는 생각으로 그곳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제왕의 비석보다 더 웅장한 빗돌에는 '고려 개국공신 충렬공 전 갑장군 순절비'라 적혀 있었다. 분명, 이곳에 신숭겸, 김낙 두 장군을 기리는 빗돌 한 개쯤은 있어야만 하는 건 데 생소한 전 갑 장군의 순절비라니? 나는 빗돌의 후면으로 돌아가 음각된 비문을 읽다 말고 소스라쳐 놀라고 말았다. 비문에는 우리 족보에 기재된 신숭겸, 김 낙 장군의 공적이 그대로 베끼듯 적혀 있는게 아닌가. 비문에 의하면, 전 갑 장군은 포악한 궁예를 몰아내고 왕건을 추대한 공로로 개국공신이 되었으며 동수 전투에서 신숭겸, 김 낙 두 장군의 부장으로 참전하였다가 왕건을 살리고 전사 하였다는 요지였다. 과문한 탓인 줄은 모르겠으나 내가 알기로, 고려 개국 원훈인 4 태사는 홍유, 배현경, 복지겸, 신숭겸 장군이며, 유금필, 최응을 추가하여 6태사라고 말하는 경우는 있다. 그런데 전 갑 장군도 개국공신이며 대사(代死)장군이라니? 집에 돌아와 인물 사전이며 백과사전 등을 들춰 보았으나 전 갑 장군에 대한 기록은 찾기 어려웠다.
그렇다고 해서 전 갑장군의 전공에 대해서 시비를 벌일 생각은 없다.
내가 주장하는 바는 팔공산 전적지는 우리 후세 모두의 심금을 울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충절이 서린 땅이므로, 이곳에서 순절한 장군들 문중과 서로 협의하여 합동으로 순절비를 세우는 게 현명한 처사가 아니었을까 한다.
나의 이런 소회가 뜻 있는 여러 사람들의 공감대를 형성하여 대승적인 차원에서 바로잡아지고 다시는 이러한 역사적인 오류가 생성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에서 감히 제언하는 것이다.
신동규 (소설가.광주시 북구 문흥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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