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 최고의 목조건물인 안동 봉정사 극락전(국보 제 15호)의 화려한 외벽 벽화가 지난 72년 해체 보수공사때 떼어진 뒤 창고속에 보관돼 오다가 28년만에 다시 빛을 보게 됐다.
10일 봉정사측이 공개한 극락전 벽화는 지난해 9월부터 국립 문화재연구소가 폴리비닐아세테이트 응급 강화처리 방식으로 보존처리 작업을 마무리한 모두 19점의 그림으로 동자(童子)와 신선(神仙), 고사인물(古事人物)들이 주제가 된 도교풍의 벽화다.
대부분 조선후기 그림이나 후불벽화, 측벽벽화 등 일부 덧칠한 흔적이 있는 벽화의 경우 당국이 적외선 카메라로 밑그림을 정밀 조사한 결과 극락전 두번째 보수공사가 있었던 1625년 당시 그려진 것으로 밝혀져 당시부터 1836년(세번째 보수공사) 사이인 17세기~19세기에 걸쳐 그려진 벽화로 추정된다.
나한도(羅漢圖), 비천상(飛天像), 보살도(菩薩圖) 등 통상 사찰 벽화의 불교적인 내용과는 달리 신선인 백복(白僕) 적송자(赤松子) 등이 바둑을 두는 모습과 연꽃이 피어있는 연못에 천진스러운 동자의 물놀이, 화려한 모란꽃에 꿩과 까치가 노는 화조도, 중국시인 이태백(李太白)과 백락천(白樂天), 장량(張良)과 황석공(黃石公)이 등장하는 등 해학적으로 묘사된 이 벽화는 민화 기법으로 그려져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봉정사 성묵(性默) 스님은 "72년 보수공사 이후 창고에 계속 방치돼 왔으나 다행히 최근 보존처리에 성공해 조만간 전시관을 마련하고 관광객들이 극락전 벽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동·權東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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