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입논술-36차 문제 총평

입력 2000-03-10 14:15:00

이번 문제는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학생들의 시사적 문제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면서 그것을 자신의 주장으로 소화해 낼 수 있을지 스스로 점검해 보는 기회를 마련해 주고자 하는 의도로 출제한 것이다. 문제에서는 우리 나라에 만연된 파당의식을 비판하고 그것을 극복할 방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우선, 우리 사회에서 발견할 수 있는 분파주의, 파당 현상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그러한 현상이 나오게 된 원인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래야만 그것을 치유할 방안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생각할 할 수 있는 분파주의 현상에는 지역 감정 문제, 정치적 이합집산의 문제(철새 정치인), 학연과 지연, 혈연에 얽매이는 우리의 연고주의적 태도, 지역 이기주의 현상 등 등을 들 수 있겠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게 된 원인을 제시문에서는 치우친 논의 때문이라고 하였다. 이것이 이 문제를 해결할 열쇠라고 하겠다. 치우친 논의는 먼저 사대부에게서 발단이 되었으나 결국에는 모든 사람들에게까지 전파되어 극단적인 파당 의식을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과연 이 치우친 논의라는 것은 무엇인가, 이것을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이것이 파악되면 그다지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다.

이번에 응모한 작품들은 대부분이 논술문으로서의 체제는 갖추고 있었다. 그 중에서 원화여고 2학년 김수람 양의 글이 화제도입과 논지 전개의 논리성 측면에서 훌륭하다고 생각하여 최우수작으로 선정하였다. 김수람 양의 글은 서론의 화제도입에서 일단 성공하였다. 학생 자신이 겪은 일상의 경험으로부터 화제를 도입하여 논제에까지 연결시키고 있는 점이 자연스러웠다. 그리고 서론의 끝에서 주제를 강력하게 암시한 점도 선명성의 측면에서 잘 된 것이다. 본론의 전개에서 파당의식의 생성 배경을 논급한 다음에 그에 대한 비판과 극복 방안을 모색한 것도 단락 간의 연계성을 살리면서 논리성도 확보할 수 있었으므로 좋다. 그 과정에서 구체적 사례를 제시한 점도 좋다. 결론 단락을 본론의 핵심 내용을 요약 정리하여 마무리하는 방식도 무난하다. 다만, 결론 단락에 주제문을 간명하게 작성하여 제시하였더라면 주제가 선명하게 부각될 수 있었을 텐데 그 점이 아쉽다. 성화여고 3학년 김지영 양의 글도 논제를 잘 파악하여 이해하고 쓴 것으로 눈에 띄었다. 논술문에서 문장을 전개할 때는 주장과 논거가 연속되도록 해야 한다. 김지영 양도 이러한 문장 전개법만 익힌다면 훨씬 좋은 논술문을 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