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총선 이슈 엉뚱한 데로 간다

입력 2000-03-10 14:56:00

통상 선거라면 여야가 한쪽은 성공을 자랑하고 한쪽은 실패를 비판하면서 유권자의 심판을 받는 것이 정석이다. 이것이 바로 책임정치, 정당정치가 기본인 민주주의의 실제적인 양상이다.

그런데 이번 선거 양상은 정책대결보다는 지역감정과 정계개편론 그리고 신당붐과 1여3야 . 1야3여라고 하는 선명성 경쟁등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특히 최근에 등장한 정계개편론은 유권자를 가장 헷갈리게 하고 있다. 출처도 분명찮은 총선전 개편론도 유령처럼 돌아다니고 있다. 관계 정당인 자민련과 민국당이 부인하고 있는 데도 계속 번지고 있다. 그리고 총선후 개편론이다. 여기에는 야3당이 모두 그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다. 90년 처럼 여당과 2야당이 합치는 3당 통합론이 있나하면 내각제 개헌세력과 대통령제 호헌 세력으로 갈라지는 양당구조로 바뀌는 개편론이 있을 것으로 추측하기도 한다.

그러잖아도 1여3야가 맞느니 1야3여가 맞느니 하는 논쟁이 일고 있는 중이었다. 자민련의 경우 국무총리등 요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무슨 야당이냐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JP는 선거후도 공조는 없다고 단정 하면서 야당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보기에 따라서는 선명성 경쟁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어느 것이 맞다고 단정하지는 않겠다. 이것은 누구나 느끼는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들이 이러한 이슈로 떠오른다면 선거의 기본인 집권당의 중간평가라는 과제가 사실상 사라진다는 점이다. 그리고 정당들이 이합집산을 계속한다면 그동안의 정치에 대한 성공도 실패의 책임을 어느당에 물어야 하는 지 어리둥절 해지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는 한마디로 선거판이 어지러워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선거판을 어지럽게하는 이슈로는 이뿐이 아니다. 바로 망국병이라고 하는 지역감정 문제이다. 이는 영남정권재창출론이라든지 영도다리 투신론으로 극치를 이루다 여론의 역풍을 받아 다소 수그러들기는 했으나 아직 그 위세가 큰폭으로 준 것은 아니다.

이렇게 중간평가와는 관계가 없는 이슈들이 나타나 국민적 관심사항들을 갈라지게 하고 또 다양화의 경향을 띠게 한다면 총선의 의미는 상당히 감소 할 수 밖에 없음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정치인들은 선거를 선거답게 할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닌가. 지금이라도 여야는 책임을 지고 선거판이 정책대결이 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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