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먹읍시다 섭생의 원리-율무

입력 2000-03-07 14:02:00

동한(東漢)시대 초엽, 광무제 유수 휘하의 마원(馬援)은 큰 싸움에서 공을 세워 신임을 한몸에 받았다. 마원은 지금의 월남 하내북 지방을 정벌했는데, 그 지방의 율무를 고향에 가져 가 심기 위해 수레에 가득 싣고 돌아왔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수레에 담긴 율무를 진주로 잘못 여겼다.

마원을 시기하는 무리들은, 진주를 가져 오고도 광무제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누명을 씌워 관직을 박탈했다. 후에 사실이 밝혀져 명예를 회복했지만, 청백한 사람이 모함 당해 누명을 썼을 때 쓰는 의이명주(薏苡明珠)라는 말이 이 일로 생겼고, 율무는 의이인(薏苡仁)으로 불렸다.

근래 건강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율무. 많은 사람들이 율무쌀로 밥을 해 먹기도 하고 차로 마시기도 한다. 한의학적으로 율무는 몸에 불필요한 수기(水氣)와 습기(濕氣)를 제거하며, 체열을 내리고 염증을 제거하는 작용을 하며, 설사를 멈추게 한다. 또 근육 수축과 경련을 풀어주는 작용이 있어, 관절염·류마티즘 등에 많이 사용된다.

최근의 과학적 분석에서도, 율무에 함유된 '의이인유'는 포화 지방산을 제거하고 불포화 지방산의 기능을 활성화하여 피를 맑게 하고, 세균은 물론 암에 대한 저항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율무가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율무의 성질은 차고(凉), 단맛(甘)이 있으면서 담담(淡)하므로, 변비가 있거나 소변이 적은 사람, 소화기가 약하면서 마른 사람, 임신부 등은 복용을 금하도록 돼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변준석(경산대부속 대구 한방병원 제3내과 진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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