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입논술-35차 문제 최우수작

입력 2000-03-03 14:26:00

사람들은 현대사회를 흔히 각박한 사회라고 한다. 자신의 이해관계에선 적극적으로 행동하지만 타인의 이익이나 손해엔 무관심한 경우가 많다. 개인적 이기주의가 모든 것에서 나타나고 있고, 이러한 것들이 사회를, 사람들을 각박하게 만드는 것이라고들 한다. 사회의 다원화와 자유로운 경제활동이 가능해짐으로써 물질에 대한 경쟁과 사람들의 견해 차이가 많지만 이런 상태로 가다간 트로이글로다이트족처럼 종족 내부의 개체적 이기심으로 멸망하는 것이 아닐까 염려된다. 그러면 먼저 트로이글로다이트족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알아보자.

첫째로 자신의 반성 태도의 결핍을 들 수 있다. 트로이글로다이트족은 결코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다. 자신들의 사악함이나 잔인함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자신들의 행위가 공정성이나 정의의 원칙에 벗어난 것에 대해서는 반성하지 않는다. 다만 새로운 왕이 엄하게 다스렸다거나 행정관들이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상대를 없애 버릴 뿐이다. 왜 엄하게 느껴지는지, 왜 부담스러운지에 대해서는 조금도 신경 쓰지 않는다.

둘째로는 지독한 이기주의를 들 수 있다. 자신들이 먹고 살 것이 있으면 이웃이 굶어 죽어도 돌보지 않는다. 자신들의 삶과 이웃과의 관계를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남을 전혀 배려하지 않고 자신의 안위만을 추구하는 것이다. 내가 일하는 것도 나 자신이 먹고살기 위해서이지, 부족이나 집단 전체가 어떻게 하면 더 잘 살 수 있는지를 생각하지 않는다. 나아가 집단 전체의 안녕과 질서를 위해서 필요한 통치자에 대해서도 당장의 적은 경제적 부담 때문에 없애 버린다.

셋째로는 약육강식의 생활 방식도 문제점 중의 하나이다. 힘센 납치자에게 아내를 빼앗기고도 호소할 데가 없다. 자신이 힘이 없으니 다른 사람으로부터 도움을 받아야 되는데, 집단의 구성원들이 현재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서로 도와주지 않는다. 그도 납치자의 아내를 뺏는 보복성 조치밖에 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러한 약육강식의 삶의 태도는 집단 전체의 체계적 질서를 파괴한다.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는 규칙이나 법도 없다.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대로만 생각하는 (1)카멜레온식의 삶의 태도를 들 수 있다. 상황에 따라서 자신의 이익에 부합하면 찾아가 도움을 청하고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냉정하게 버린다. 자신이 위기 상황일 때는 도움을 구해서 극복하려고 하지만 그러한 상황에서 벗어났을 땐 받은 도움을 돌려주지 않는다. 제시문에서도 몹쓸 병이 창궐했을 때 치료받기 위해서 의사를 찾아가지만 병이 치료된 이후에 의사에게 진료비를 주지 않는다. 이러한 일관성 없는 가치 태도 때문에 다음에 다시 병이 창궐했을 때 의사를 찾아가지만 진료를 거부당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현재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에 대해 장단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 구성원들의 자기 반성적인 삶의 자세가 필요하다. 이는 현재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어 가는 바탕이 된다. 또 혼자만 잘 살면 된다는 이기적 생각을 개선해야 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함께 살아야 한다. 사회와 내가 조화를 이루었을 때 진정한 발전이 된다. 트로이글로다이트족의 사람들은 결국 부족과의 조화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이기주의가 난무했다. 그리고 인간이라면 같은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존엄성을 가져야 한다. 그러한 존엄성이 남을 배려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그밖에도 삶에 대한 일관된 가치 기준을 가져야 한다. 남에게 도움을 받으면 그 대가를 지불할 줄 알고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도와줄 줄 알아야 한다. 인간의 삶은 결국 개체 혼자만의 삶이 아니라 집단 전체의 삶이다.

김지영.성화여고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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