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예술의 도시' 대구의 옛 명성을 되찾자

입력 2000-02-26 14:08:00

"대구지역의 사진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전시 테마에 대한 비전을 가진 기획자의 기획력을 바탕으로 뚜렷한 주제의식을 부각시킬 수 있는 그룹전이 필요합니다"

포스터를 통해 대구 현대사진의 역사를 살펴보는 '포스터로 보는 현대사진'전(29일까지 고토갤러리)과 함께 마련된 사진세미나가 25일 대구의 고토갤러리에서 열렸다.

열린사진문화연구소(소장)가 주최한 이번 행사에서는 사진작가 김종수씨의 슬라이드쇼와 열린사진문화연구소 이기명 연구원의 주제발표가 있었다.

지난 1977년 '포토에세이-토지'를 테마로 한 개인전을 열어 80년대 현대사진 발전의 토양을 마련했던 김종수씨는 '토지'전에 출품됐던 작품 슬라이드를 통해 당시 전시회의 의미를 설명했다.

'대구 현대사진운동과 이즘-젊은 사진가전을 중심으로-'에 대해 발표한 이기명씨는 지난해까지 모두 6차례의 대규모 전시회를 가진 '젊은 사진가 모임'전의 의의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대구아마추어사우회 등 1930년대 이후 사진그룹을 중심으로 한 아마추어 사진인구 확대와 사진교육기관의 잇따른 건립 등이 지난 날 대구가 우리나라 사진예술의 중심지로 부상할 수 있었던 배경이 됐지만 문화발전이 서울을 중심으로 이뤄짐에 따라 향토가 사진발전의 중심권에서 점차 멀어져 가고 있는 것이 현실.

이 연구원은 이같은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지역에서의 새로운 사진운동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가운데 40세이하 젊은 사진가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그룹전인 '젊은 사진가 모임'전은 지역 사진환경 변화에 일정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연례전 시회처럼 이 그룹전도 최근 점차 대학간 대항전처럼 비쳐지는 등 매너리즘에 빠져들고 있다고 지적, 재고의 시간을 가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젊은사진가 모임'전이 일정 궤도에 오른만큼 보다 생산적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단순하게 반복되는 전시회가 아니라 사진유형이나 사진적 주제를 갖춘 그룹전을 지향, 출품자 선발과 주제 선정 등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金嘉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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