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다른 친구들도 나처럼 공부할 수 있다면, 그러면 성적 때문에 고민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며 신나게 지낼 수 있을 텐데…"
초등학교 5학년 때 캐나다로 이민 간 한 여학생이 선진 교육현장과 우리 나라 교육현실을 비교하면서 적은 일기가 책으로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 애들 정말 불쌍해'라는 제목부터 눈길을 끄는 이 책의 주인공은 현재 캐나다 토론토 노스뷰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이수경(고1·15)양. 지난 96년 초등학교 5학년 1학기를 마치고 토론토로 이민가 아버 글렌초등학교 생활을 진솔하게 담고 있다.
첫 인상에 대한 이야기부터 날카로운 비교가 등장한다. "초등학교에 처음 간 날 교장 선생님과 인사를 했는데 노란 미니스커트를 입고 계셨다. 우리들을 잘 보살펴 주시는 교장 선생님은 언제나 가깝고 친근하게 느껴진다…. 나에게 있어 한국의 교장 선생님은 중요한 행사 때를 빼고는 만날 수 없는 무서운 분이셨다"
친구관계에 대해서도 중요한 차이를 지적한다. "우리 나라에서는 공부 잘 하는 아이만 인정을 받고 체육 잘 하고 예능과목을 잘 하는 아이는 머리가 나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캐나다에서는 운동을 잘 하는 아이, 노래를 잘 하거나 그림을 잘 그리는 아이는 공부를 못 해도 굉장히 인기가 많다"
이양은 캐나다 학교를 '공부하고 싶은 학교'라고 거리낌없이 얘기한다. "이곳의 중고등학교에서는 한국처럼 그렇게 많이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된다. 진짜 공부는 대학교에 가서 한다" 반면 우리 학생들에게는 안타까움을 보낸다. "한국의 아이들은 무거운 책가방을 들고 학교에 갔다가 학원에 다니느라고 지쳐 있다. 왜 한국에서는 그렇게 공부만 많이 해야 대학에 갈 수 있는 걸까"
이양은 우리 교육에 대한 비판만이 아니라 선진국 아이들이 어떤 식으로 수업을 하고, 학교 이외의 장소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생활하는지도 자세히 보여주고 있다. '교과서 없는 수업, 팀워크를 배우는 그룹활동, 친구같은 교장 선생님…' 우리 학생들이 꿈꾸는 학교, 새 천년의 국가경쟁력을 좌우할 진정한 교육을 만드는 실마리를 엿볼 수 있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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