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입논술-32차 문제 총평

입력 2000-02-11 14:26:00

32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논제를 철저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논제의 이해는 논술 내용을 선정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준비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논제 이해에서 특히 유의해야 할 점은 첫째, 아큐의 삶의 방식을 비판 대상으로 삼을 것, 둘째, 개인적 차원이 아닌 사회적 차원에서 그것을 비판할 것이다. 제시문에 나타난 아큐의 삶은 '정신적 승리법'으로 현실에서의 패배를 승리로 치환시켜 버리는 것이다. 아무리 모욕적인 경우를 당하더라도 마음 속으로 상대방을 욕함으로써 그 모욕감을 승리로 바꾸는 인물이다. 이러한 태도는 역사적 관점에서 일반화하여 생각해 보면 민족 또는 국가가 현실적으로 고통을 당함에도 불구하고 정신적으로만 위안을 받을 수 있으면 현실의 고통을 잊어버리는, 역사의식이 결여된 태도라는 점을 지적할 수 있어야 문제의 요구 조건을 충족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점을 현대인의 삶의 모습과 연계시킬 수 있을 때 글의 설득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이번에는 대륜고등학교 2학년 서호훈 군의 글을 우수작으로 선정하였다. 일단 글의 구성이 체계적이다. 또 논제 파악도 비교적 잘 되었다. 다만, 본론의 내용 전개에 있어 화제를 다양하게 다루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아쉽다. 서론은 적절한 분량에 특히 화제 도입이 훌륭하다. 새로운 세기를 강조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논제로 제시된 새로운 삶의 가치 설정과 그에 맞는 새로운 삶의 태도 및 방식 모색으로 연결될 수 있었다. 본론 첫째 단락에서 아큐의 정신적 승리법을 분석해 냄으로 논제에 맞는 방향을 잡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아큐의 태도를 사회적 책임으로 돌리는 것과 같은 내용을 삽입하는 것은 논지를 약화시킬 수 있어 논술에서 주의해야 할 점이다. 이것 대신에 아큐의 정신적 승리법의 의미를 비판적으로 분석 이해하는 내용이 이어지면 설득력을 강화할 수 있겠다. 또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점을 더 강조하여 논술 입장을 확고히 하는 것도 필요하다. 본론 둘째 단락 첫째 문장이 이 단락의 중심 문장이라면 표현을 '역사적 존재로서 개인은 최소한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나아가 사회에 봉사하고 사회를 위해 희생하여 사회를 이끌어갈 주체가 되겠다는 태도가 필요하다' 처럼 좀더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내용들이 이를 뒷받침하는 형식이 바람직한 단락 구성법이다. 결론 단락에는 주제문이 제시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주제문은 긍정의 평서문으로 작성되어야 한다. 이 글에서도 마지막 문장이 전체의 주제문이라면 내용은 동일하더라도 긍정의 평서문으로 표현되는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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