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복해 있던 한나라당 대구지역 지구당위원장 간의 불협화음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특히 이번 갈등은 16대 총선 공천과 관련돼 촉발된 것이어서 잡음이나 후유증 수준을 넘어선 정치생명을 건 대결 양상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이런 소용돌이 속에서 비교적 중도적인 입장을 보이는 인사는 박근혜·이해봉 의원 두 사람 뿐이다.
갈등의 발단은 총선 공천문제. 대구에서 2개 선거구가 줄어듬에 따라 자연스런 위원장 교체 요인이 생긴데다 인근 지역과의 교통정리와 일부의 물갈이설 등이 불거진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위원장들끼리 사소한 갈등을 넘어선 편싸움 내지 이전투구 양상으로까지 치닫고 있는 것이다.
최초의 갈등기류는 98년 한나라당 총재 경선에 까지 연원이 올라간다. 강재섭 지부장의 출마 후유증은 경선 이후로도 계속돼 감정의 앙금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이 때 형성됐던 박종근·백승홍·안택수 의원 등 반강(反姜)파는 지금까지 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은 서구 통합에 따른 공천에서도 유리한 입장에 있는 강 지부장보다는 백 의원 편에 서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 공천 물갈이설과 관련돼 박승국 의원이 강 지부장에 대해 젊은 부위원장들을 사주하고 있다는 비판을 가하고 있다. 역시 반강파로 분류된다. 서훈 의원도 강 지부장의 지역내 위상에 대해 인정치 않고 있다. 박세환 의원과 강신성일 위원장은 이회창 총재와의 관계에 치중할뿐 강 지부장과는 별 연계가 없다. 결국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반강파로 분류할 수 있는 의원들은 4~5명 정도가 된다.
이런 가운데 중도파 내지 심정적 친강(親姜)파로 분류돼 온 박창달 중구위원장은 최근 반강파에 대한 전면적인 공격을 준비중이다. 백 의원이 다른 지역으로 옮길 경우 과거 선거구(중-서구)였던 중구를 원하고 '작업'을 시작했다는 소문 때문이다. 또 반강파 역시 백 의원의 중구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는 심증에서다. 박 위원장은 이를 도발로 규정, 강력한 맞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진 배경에는 자리가 다 차버린 비례대표 문제와 이 총재의 백 의원에 대한 애착도 자리하고 있다.
정치적인 측면을 고려, 강 의원 쪽으로 서구 공천이 기울고 있으나 백 의원의 당 기여도나 충성심 등을 참작할 때 어떤 식으로든 백 의원을 구제해 보자는 것이 이 총재의 생각이다. 때문에 백 의원의 비례대표설이 나돈다. 그러나 거의 남은 자리가 없어 어려워 보인다.
이 대신 인근 지역(남, 중, 달서갑) 진출설이 그치지 않고 그 때문에 박 위원장과의 갈등이 벌어진 것이다. 문제는 박 위원장에 대한 이 총재의 신임 또한 두텁다는 데 있다. 결과에 관계없이 대구지역 한나라당 인사들의 갈등과 반목은 심각한 상처를 남길 게 분명하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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