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젊은피 공천 한낱 바람일까

입력 2000-02-08 14:34:00

여야는 모두 수도권 지역에는 소위 386세대라는 젊은피로 채울 모양이다. 이는 시민단체들이 벌이고 있는 낙천·낙선운동의 영향으로 젊은피에 대한 유권자의 지지도가 높아진 데 대한 대응이다. 이러한 세대교체를 통한 인물교체는 국민이 원하고 있는 낡은 정치개혁에 어느정도는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보스정치와 같은 낡은 정치의 틀이 그냥 있는한 젊은피로는 한계가 있음은 물론이다.

국민이 바라는 정치 물갈이에는 대체로 사람갈이와 정치스타일갈이로 분류될 수 있다. 지금 시민단체나 여야 정당들이 추진하고 있는 물갈이는 사람갈이 이다. 소위 중진이라는 자리를 젊은 386세대로 갈이 해보자는 것 이다. 이같은 세대교체를 통한 사람교체가 이뤄진다면 우선은 중간보스 중심의 계파정치라는 낡은 구도는 어느정도 완화 될 수 있다. 돈이나 이익을 중심으로 모였던 이익집단과도 같았던 계파는 이제 시대의 흐름에 맞게 어느정도 지양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정치구도는 바로 정경유착과도 연계되어 있다는 점에서 그동안 문제가 되어 왔었다. 그리고 젊은피의 등장은 또 지역주의도 어느정도 완화되는 효과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왜냐하면 젊을 수록 지역주의 냄새는 적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같은 사람갈이가 반드시 정치갈이로 연결되지는 않는 다는 데 있다. 그것은 우리정치의 가장 큰 병폐인 보스정치가 그대로 살아남아 있기 때문이다. 보스정치가 남아 있는 한 젊은피도 결국은 헌피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는 것은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무리 젊은피가 정의에 투철해도 보스정치가 살아있고 이를 뒷바쳐주는 지역주의가 있는 한 보스정치는 철옹성이다. 이를 젊은피들은 알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점은 젊은피로의 갈이가 국민이 원하는 것처럼 정치개혁의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여야모두 당선이라는 당리당략의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알수 있다. 시민단체의 낙천운동에 동의 한다는 민주당에서마저 영입의원의 경우는 정치신의를 내세워 가능한한 공천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리고 보스 의중을 살리는 소위 눈치공천이 진행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이래서는 공천개혁이라고 할 수 없다. 만약 이렇게 된다면 인물교체의 효과는 오로지 효용가치가가 없고 말 잘듣지 않는 소위 중진이라는 이름의 정치인을 말잘듣는 신인으로 바꾸는 작업에 그칠 가능성마저 없지 않다. 그리고 젊은 피라고 반드시 깨끗하다는 보장도 없다. 이역시 검증의 절차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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