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가에 봄기운 솔솔

입력 2000-02-02 14:23:00

겨우내 개점 휴업 상태였던 지역 미술계가 2월로 접어들면서 서서히 기지개를 펴고 있다. 이번 달에 열리고 있거나 열릴 예정인 전시회는 양적인 면에서는 전시 성수기와 비교할 수 없지만 평소 접하기 힘든 대가들이나 중진 작가들의 작품을 접할 기회가 많다는 것이 특징.

2월의 전시회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10일부터 3월4일까지 한달가까이 시공갤러리(053-426-6007) 초대로 열리는 재일(在日) 서양화가 이우환씨의 개인전.

모노하(物派:1960년대 말부터 70년대에 걸쳐 일본에 나타난 미술경향으로 소재에 거의 손을 대지 않고 직접 제시함으로써 물질과 물질, 물질과 인간의 관계 표현에 주력했다)의 이론과 작업의 선구자로 담백한 동양적 아름다움과 함께 작품이라는 결과물보다 그림 그리는 과정에 내재된 본질적 의미를 부각시켰던 이씨의 근작들을 선보이게 된다. 이번이 대구에서의 두번째 전시회.

비중면에서 '이우환'전과 우열을 가리기 힘든 전시회로 27일까지 동아전시관(053-251-3373)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 8인'전을 꼽을 수 있다. 박수근.이중섭.장욱진.천경자.김환기.오지호.장욱진.유영국씨 등 각각 우리나라 근.현대 미술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거장들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대구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의 전시회로는 9일부터 14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053-420-8015) 기획으로 열리는 중진 서양화가 이영륭씨의 열한번째 개인전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앵포르멜운동에 참가하면서 대구지역 추상회화 운동의 한 축을 담당했던 작가가 6년만에 국내에서 갖는 이번 개인전에서는 불교적 색채가 강한 근작들을 출품한다.

16일부터 21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 유화작품'전은 우리들에게 낯선 지역의 미술세계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미술 애호가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의 국립아카데미 미술대학 전.현직 교수와 원로작가들의 작품이 대구지역에선 처음으로 전시된다.

金嘉瑩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