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외신에서는 우리나라의 뜨거운 인터넷 열풍을 소개하면서 아시아에서 가장 인터넷 이용률이 높다는 기사가 실렸다. 그럴만도 한 것이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해말로 인터넷 이용자가 1천만 명을 넘어섰다고 하고, 사이버 주식거래 비율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라고 하니 그 열기를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러나 막상 일반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마치 물 속의 바쁜 오리발과는 달리 겉으로는 호수에서 한가로이 노니는 오리의 모습과도 같아 일상 생활에서 피부로 느끼지는 못하고 있다. 하기사 인터넷 이용자의 90%가 10대에서 30대라고 하니 나 같은 '쉰 세대'가 어떻게 느낄 수 있겠는가.
재미있는 것은 그 기사에서 우리나라 인터넷 열풍의 배경으로 선진국에 못지 않은 정보 통신 인프라와 높은 교육열을 들면서,우리나라 사람들의 속도 좋아하는 성향이 잘 어우러진 결과라 하였다. 매사에 빠른 것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성격상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인터넷은 그야말로 딱 들어맞는다는 것이다. 일리있는 분석이다. 불과 몇 년만에 두 사람에 하나꼴로 가지게된 휴대폰만 보더라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공공장소에서 공중전화기 앞에서 줄을 늘어선 모습을 보기 힘들어진 지는 오래다. 하다못해 바로 앞에 일반 전화기가 있어도 들고 있는 휴대폰으로 전화하는 사람이 오죽 많은가.
정보화다, 인터넷이다,지식산업이다 해서 남 먼저 앞서가는 산업을 선정하고자 노력하는 것은 박수칠 일이요, 격려해서 마땅하지만 그러한 것들이 종국에 우리의 먹을거리와 입성을 얼마나 윤택하게 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또한 인터넷으로 대변되는 광속도의 삶이 얼마나 질이 높은 생활을 우리에게 제공할지는 미지수이지만, 너무 빨라 다친 적도 많고 손해본 경험도 많은지라 외신의 그 기사가 꼭 칭찬으로만 들리지는 않는다.
괜한 걱정한다고, 달려가는 사람 뒷덜미 잡는다고 할까봐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총알택시 타고 가는 승객의 입장처럼 두려운 것도 사실이다.
권오상.변호사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의 추석은?…두 아들과 고향 찾아 "경치와 꽃내음 여전해"
홍준표 "김건희, 지금 나올 때 아냐…국민 더 힘들게 할 수도"
홍준표 "내가 文 편 들 이유 없어…감옥 갔으면 좋겠다"
조국, 대선 출마 질문에 "아직 일러…이재명 비해 능력 모자라다"
[단독] 동대구역 50년 가로수길 훼손 최소화…엑스코선 건설 '녹색 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