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토마

입력 2000-01-25 14:05:00

대구·경북지역 주민들은 간 흡충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경북지역으로 갈수록 더욱 위험도가 높다. 이곳 주민들은 우리나라에서 간 흡충 감염률이 가장 높은 곳으로 지목되고 있는 낙동강을 끼고 생활하기 때문이다.

간 흡충(디스토마)은 충란이 민물에 사는 '왜우렁이'라는 패류속에 들어가 유충으로 부화한 후 빠져나와 물속 민물고기에 침입, 감염 가능한 피낭유충으로 성장한다.

이런 피낭유충이 들어있는 민물고기를 날 것으로 먹거나 요리하는 과정에서 주방기구에 유충이 오염되면 사람에게 감염된다. 따라서 민물고기 요리를 하는 음식점이나 가정에서는 도마나 칼을 사용한 후 깨끗하게 소독하는 일을 잊어서는 안된다.

일단 체내로 들어온 유충은 총담관을 거쳐 담도의 말단부로 옮겨져 기생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감염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없고 일부에서는 서서히 만성으로 진행돼 담도 염증이나 결석, 폐쇄 등을 유발하며 합병증으로 담도암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급성감염은 피낭유충이 들어있는 민물고기를 날 것으로 섭취하고 1~3주일쯤 지난뒤 발열·오한·복통·설사·간비대와 가벼운 황달 등 급성 바이러스 간염과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충란에서 성충까지는 3개월이 걸리며 기생후 1개월이면 성숙, 15~20년간 기생한다간 흡충은 바다고기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반면 민물고기 중에는 참붕어의 감염률이 가장 높고 긴몰개·납지리·피라미·잉어·은어·백조어·모래무지 등에서도 볼 수 있다.

피부반응검사와 대변검사로 진단이 가능하며 프라지칸텔(상품명:디스토시드)을 하루 복용하면 치료된다. 간 흡충 예방을 위해서는 민물고기는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하지만 민물고기 요리를 자주 먹는 사람의 경우도 정기적인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이밖에 우리나라 대부분 지역에서 발견되는 폐 흡충은 다슬기→가재·게→사람·호랑이·늑대·여우·곰·돼지·개·쥐로 감염을 일으킨다. 사람의 경우 충이 장벽·횡격막·흉경막을 통과, 폐에 침입해서 성충으로 자란다. 시간이 지나면 폐에 화농성이나 궤양성 병소를 만들고 기관지 확장, 가성 폐렴, 결핵성 농양 등으로 진전된다.

기침·가래·객혈·흉통·두통·위장장애 등이 나타나며 뇌에 기생할 경우는 간질증상·신경증상·반신불수·시력장애·실어증·전신마비 등이 동반된다. 가래와 대변검사로 진단할 수 있고 폐 이외 부위에 감염된 경우는 면역·혈청학적 진단법이나 피부반응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도움말:영남대의료원 가정의학과 이근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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