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은 이슬람 최대 절기인 라마단이 시작되는 날. 전세계 모슬렘과 함께 10만여명(외국인 6만5천여명 포함)의 국내 이슬람 신도들도 한달간 해가 떠 있는 동안에 금식에 들어간다.
서울 한남동, 부산, 전북 전주, 경기도 안양 및 광주 등 전국 5개의 성원(聖院.모스크)을 비롯해 제주, 서울 마천동 및 성수동, 의정부, 안산, 김포, 인천 부평동 등 7개의 임시성원에서는 라마단 성월(聖月) 동안 저녁마다 단식을 중단하는 아프타르 모임을 갖는 한편 남서서 방향 메카를 향해 타라위흐 예배를 올린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말레이시아 등 이슬람국가의 외교사절들과 노동자들도 한남동의 모스크를 찾아 코란의 가르침을 되새긴다.
올해에는 특히 튀니지 출신의 독경사(讀經師) 무하마드 알리가 내한해 예배를 집전하고 금요일마다 설교에도 나설 예정이다. 사우디 이슬람대 출신의 무하마드 알리는 쿠란의 전체 구절을 모두 외울 정도로 이름난 독경사로 꼽힌다.
모슬렘이 동틀 때(코란에 따르면 육안으로 흰실과 검은실을 구분할 수 있을 때)부터 해질 녘까지 먹고 마시는 것과 성교, 흡연 등을 완전히 삼가는 까닭은 △하느님에 대한 복종심과 인내심을 고취시키고 △심신단련과 함께 건강한 생존의 기초를닦아주는 한편 △투명한 영혼으로 초월의 경지에 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모슬렘은 1년이 354일인 태음력을 따르는데 이슬람력으로 9번째 달이 라마단이다. 올해는 내년 1월 8일께 끝나고 그해 11월 28일께 또다시 시작된다.
라마단은 육안으로 초승달이 보일 때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나라마다 기간이다르며 우리나라에서도 7일 밤 그믐달이 보이면 초하루인 8일 곧바로 단식을 시작한다. 끝나는 날 역시 29일째 달이 안보이면 하루를 더 하도록 돼 있다.
라마단 금식은 이슬람 신앙의 근간이기 때문에 이를 어기는 것은 중죄이다. 그러나 미성년자와 환자, 임산부와 수유중인 산모, 50마일(약 80㎞) 이상 여행자 등은 면제된다.
그러나 이들도 면제 사유가 해제되면 빠진 날 만큼 금식기간을 벌충해야 하며,이를 고의적으로 어길 경우 벌로 60일 금식을 하거나 무효된 날 만큼 금식을 하면서 60명의 가난한 사람들을 배불리 먹여야 한다.
라마단이 끝나는 이슬람력 10월 1일에는 이둘피트르(파단제.破斷祭)라는 이름의 축제를 대대적으로 벌이고 불우이웃을 위해 특별자선을 베푼다.
이슬람교중앙회의 이주화(李周和) 사무차장은 "기독교인의 금식기도나 승려들의 1일1식(一日一食) 수행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도 라마단 금식에 대해서는 편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고 불만을 털어놓은 뒤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이슬람에 대한 인식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이슬람 국내 포교는 대단히 희망적"이라고 밝혔다.
한편 모슬렘을 형제(아브라함의 서자인 이스마엘이 마호메트의 조상이라고 전함)이자 '숙적'으로 여기고 있는 기독교인들은 모슬렘이 가장 신성시하는 라마단에 맞춰 이슬람 복음화를 기원하는 '역라마단 운동'을 펼치고 있어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개신교를 중심으로 이들의 개종을 위해 매주 연합중보 기도모임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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