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일본 세 나라는 비슷한 문화적 배경 등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으면서도 민족성과 의식구조 등에서 너무 다른 점이 많다. 이들의 독특한 의식구조와 차이점을 비교 분석한 책들이 나란히 출간돼 눈길을 끈다.
대구의 내과전문의 이용재씨의 '이상한 나라 한국 더 이상한 나라 일본'(징검다리 펴냄)과 일본 교토대 명예교수 아이다 유지의 '일본인의 의식구조'(솔 펴냄), 중국 비교문화연구가 진원쉐의 '반문화 지향의 중국인'(이채 펴냄).
'이상한 나라...'는 한국과 일본이 다른 이유를 하나씩 짚은 비교문화 에세이로 누구나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일반적으로 일본인의 의식구조는 단순하면서도 복잡하다고 한다. 혼네(本音.속마음)와 다테마에(建前.겉치레)가 달라 이에 익숙지 않은 이방인에게는 어느것이 진실인지 헷갈린다.
저자가 본 일본은 같은 유교국가이면서도 '천하의 주인은 돌고 돈다'는 역성(易姓)혁명사상이 팽배해 있다. 인(仁)의 개념을 받아들이지 않은 일본인들은 과오에 대한 용서나 패자에 대한 자비, 가난한 자에 대한 동정 등 용서보다는 처벌이 우선된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매사에 냉정하다. 친절한 미소뒤에 숨겨진 잔인함이랄까. 이런 일본인의 이중적 의식구조에서 '가미가제 특공대'의 용기 뒤에 '왕따'를 두려워하는 비겁성을 읽어낸다.
그러면 일본인들이 본 일본인의 의식구조는 어떨까. 일본사회는 "이슬이나 먼지만한 틈새가 생기면 우리 가문은 멸망한다"며 단결을 외친 다이묘(大名:넓은 영지를 가진 무사) 모리 모토나리(毛利元就)의 정신이 짙게 배어 있다. 일과 놀이를 분리하지 않는 일본인의 '하면서'와 '합쳐서'의 의미나 내부에서 적을 찾는 일본식 경쟁논리 등은 일본인의 의식을 대변해준다.
저자는 장지문에 비유, 공동체내의 묵시적인 약속을 바탕으로한 '살핌'과 '배려'의 의식구조를 도출해내고, 종적인 관계만 발달해 있고 횡적인 관계가 발달되지 않은 일본 사회의 특성 등을 제시한다.
'반문화 지향의 중국인'은 화려한 외피에 가려진 중국과 중국인의 실제 모습을 한겹씩 벗겨 낸다. 문치(文治).덕치(德治)의 유교이념을 강조해온 나라에서 학문과 지식인에 대한 탄압인 숱한 문자옥(文字獄)들, 수천년을 내려와 하나의 뿌리깊은 의식이 되어버린 지식과 지식인을 천시하는 사회적 분위기, 절대 빈곤을 면치 못하는 지식인의 실생활 등을 들춰낸다.
저자는 중국사회에서 이미 고질이 되어버린 병폐들을 기만병과 도둑병, 대동(大同)병, 노예병, 보수병, 유치병, 사심병, 실리병 등 여덟가지로 나눠 남김없이 파헤친다. 이런 병폐의 근원에는 오랜 세월동안 굳어진 중국인들의 반문화 지향성이 도사리고 있다고 그는 결론짓는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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