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총리 당복귀 번복

입력 1999-12-07 14:34:00

6일 밤 김대중대통령과 김종필총리의 총리공관 회동에서 김총리의 당 복귀시점을 1월 중순으로 늦추기로 했다는 발표가 나자 자민련 측은 아연 긴장했다.

김총리의 당 복귀 연기가 DJP간의 합당논의와 관련된 것 아니냐는 추측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회동이 있기전 청와대 측에서는 김대통령이 김총리에게 당 복귀를 연기해 줄 것을 요청할 것이라는 말들이 나왔다. 김총리가 조기에 당에 복귀할 경우 합당을 포함한 김대통령의 정치일정에 차질이 빚어진다는 이유다.

결국 이날 회동에서 김총리 당 복귀가 1월 중순으로 연기됐고 합당론이 재론될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게 퍼지고 있다.

물론 이날 회동에서는 청와대나 총리실의 공식발표에 합당에 대한 언급이 빠진 것은 맞다. 이덕주 총리공보수석은 이날 회동결과를 브리핑하면서 '합당논의가 있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얘기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민련 쪽에서는 일주일전 조기 당 복귀를 선언했던 김총리가 말을 바꾼 데 대해 그 배경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로 이날 DJP회동을 지난 7월 양자간에 처음으로 합당논의가 이뤄졌던 워커힐회동에 비유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김총리의 연내 당 복귀 번복은 합당 검토의사가 깔렸다는 주장이다.

사실 김총리 주변에서는 최근 김총리가 합당에 대해 두어차례 반대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해 김대통령이 합당 후 자리에 대한 확실한 언급을 하지 않은 때문이라는 말들이 나왔었다. 때문에 이날 회동 후 김총리가 당 복귀 시점을 늦춘 것은 김대통령으로부터 김총리가 통합여당의 총재와 공천권을 보장받지 않았느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김총리는 7일 남미 순방을 위해 출국하기 직전 박태준총재의 회동제의를 꺼린 것으로 알려졌다. 합당반대 입장인 박총재를 만날 경우 자칫 곤란한 처지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같은 관측에 대해 자민련의 공식라인은 극구 부인했다. 김현욱 사무총장은 "합당은 (국민회의)그 쪽의 희망사항일 뿐"이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고 이긍규총무도 "여러 정황으로 볼때 합당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사자인 김총리가 여전히 말문을 닫고 있어 합당불씨는 한껏 되살아나고 있는 중이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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