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없으면 닭을 타고 가지'
'성희안은 성종과 술자리에서 귤을 몇 조각 옷 소매에 넣어뒀다. 그러나 대취(大醉)해 소매 속의 귤이 땅에 떨어졌는데도 그 사실을 몰랐다. 성종은 다음날 귤을 한 쟁반 하사하며 "어제 소매속의 귤은 어버이에게 드리려 한 것이므로 다시 주노라"고 했다. 성희안은 이를 뼈에 새기고 임금을 위해 죽기로 결심했다'
조선시대 선조들의 일화는 이렇듯 어두운 듯 하면서도 밝고, 진지한 듯하면서도 홀가분하다. 이 책은 '용재총화'등 조선 초·중기 잡록집과 야담집 30여 군데에서 뽑은 일화 250편을 담고 있다. 한 폭의 수묵화같은 선인들의 삶의 향기와 일탈의 미학을 느낄수 있다. (이강옥 엮음, 학고재 펴냄, 320쪽, 1만원)
◈'겐테의 한국기행'
독일 지리학자 지그프리드 겐테(1870~1904)의 조선 여행기. 겐테는 유럽인으로서는 처음으로 한라산을 등반했으며 금강산에 있는 사찰들을 방문했고 강원도 독일 금광을 찾아갔던 사람이다. 특히 금강산 장안사를 찾을 때의 묘사는 매우 서정적이며 문학성도 뛰어나다. 조선의 역사와 풍습 등을 유럽인의 시각에서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1901년 10월부터 1902년 11월까지 쾰른신문에 연재한 '한국 기행'(Korea-Reiseschilderungen)을 우리말로 옮긴 것. '중국에서 온 편지''기차로 한 만주여행'등 여행기를 낸 겐테는 1904년 마르코에서 실종됐다. (지그프리드 겐테 지음, 최석희 옮김, 대구효성가톨릭대 출판부 펴냄, 257쪽, 7천500원)
◈'금강산 유람기'
대구조선민보의 기자인 김도학이 1931년 7월 10박 11일간에 걸친 금강산 답사를 일기형식으로 풀어 쓴 것.
금강산 전역을 답파하면서 가는 곳마다의 전설과 민담 등의 해박한 지식을 담아 내고 있다. 또 고풍스런 유려한 문체로 당시 주민들의 생활과 풍습을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특히 곳곳에 총 10편의 창작시를 삽입해 금강산의 아름다움을 찬미하고 있다. 대구상공회의소 의원도 역임한 지은이는 영천출신으로 김운용 대한체육회장 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의 부친이다.
(김도학 지음, 고경식 해독, 경희대학교 출판국 펴냄, 188쪽, 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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