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DJ 정서 감소" 대구·경북 민심 파악

입력 1999-09-22 00:00:00

김성재(金聖在)청와대민정수석은 대통령의 민심파악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 7월 임명됐다. 그는 수석이 된 이후 각계각층 사람들을 만나느라 눈코뜰 새 없이 바쁘다. 지방으로서는 처음으로 지난 11,12일 이틀간 비공식적으로 대구를 방문, TK지역에 대한 민심을 시찰하기도 했다.

당시 김수석은 지역의 여론선도층인 학계인사와 시민·사회단체대표, 구청장 및 변호사, 언론사 간부, 경제인 등 다양한 인사들과 접촉했다. 그가 느낀 TK지역 민심에 대해 물어봤다.

- 이들 인사들과 무슨 얘기를 나눴나.

▲다수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열심히 국정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다만 측근들에 대한 비판은 있었다. 이들도 역시 밑바닥 정서가 좋지 않다는 데 우려를 표했지만 다음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싹쓸이는 어려울 것이란 견해를 보였다.

나는 21세기를 앞두고 20세기적 가치인 정복과 소유의 가치관에서 벗어나 평화와 공존의 패러다임으로 전환되어야 하며 무엇보다 지역갈등 해소가 급선무라고 역설했다. 그래서 대구·경북지역이 이 고리를 먼저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 정부의 집권이 3년반이나 남았는데 무조건 반대해서는 지역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 대구·경북지역 민심의 흐름과 내년 선거 전망은.

▲전반적으로 김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크게 감소한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여론 선도층과 식자층들은 김대통령에 대해서 우호적인 분위기도 있었다. 문제는 바닥층 민심으로 아직 김대통령에 대한 거부감이 상존하고 있는 듯 했다. 그러나 이번 방문을 통해 희망을 갖게 됐다. 내년 총선에서 여당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나라당에 대한 신뢰도 그리 크지는 않았다. 물론 한나라당에 대한 잠재적인 지지는 있는 것 같았다.

- 현 정부에 대한 지지도가 왜 떨어졌다고 보는가.

▲경제회복에 대해서는 모두들 수긍하고 있다. 이에 비해 국민들의 기대치가 굉장히 높아졌다는 게 부담이다. 김대통령이 도덕성이나 인권면에서 "이 정도면 괜찮다"고 볼 수 있는 대목에서도 국민들이 용납치 않고 있다. 8·15양심수 석방건이나 고급 옷 로비의혹, 도·감청 문제건 등을 볼 때 과거정권에 비해 획기적인 수준인데도 국민들은 그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사회발전을 위해서는 좋은 일이나 사회불안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걱정되는 면도 있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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