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관계개선 물꼬 텄다

입력 1999-09-13 00:00:00

북한 미사일 문제와 대북한 경제제제 완화를 논의한 북-미 고위급 회담이 타결된 것은 본격적인 북-미 관계개선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한 북한이 고립에서 벗어나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참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여 한반도 평화정착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회담은 최근 북한 미사일 문제에 대해 외교적 해결 전망이 나오고 지난 3월 북한 금창리 핵사찰 협상을 타결시킨 바 있는 김계관-카트먼 라인이 사전에 충분한 교감이 있은 후 열린 것이어서 회담 성과에 대한 기대가 높은 가운데 시작됐다김계관(金桂寬) 북한 외무성 부상과 찰스 카트먼 한반도평화회담 특사간에 7일부터 12일까지 베를린에서 열린 이번 회담의 전반부에는 합의 방식을 둘러싸고 난항을 겪기도 했으나 회담 막바지에 북한측의 이면합의 방식 요구를 미국측이 수용, 미사일 발사 유예와 경제제재 완화 부분에 대한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김 부상은 협상 타결 전날 미국측이 조-미합의(94년 북-미 핵합의)에 부응해 먼저 성의를 보임에 따라 북한측도 거기에 신의있게 호응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해 미국측의 제안이 상당히 적극적이었음을 시사했다.

외교 소식통들은 미국측이 이번 회담에서 제재 완화 방안으로 △적성국 교역법상 적성국 리스트 제외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대북한 금융거래 금지 해제 △미국내 북한자산 동결조치 해제 등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이번 회담에서 미국은 북한에 대해 식량 지원을 약속했으나 구체적인 지원량은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양측은 쌍무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이번에 합의된 사항을 바탕으로 △미사일 전담 협상 △적성국 리스트 제외와 테러지원국 해제 협의 △ 북-미 수교협상 등 여러갈래의 구체적인 협상으로 가지를 치게될 것으로전망되고 있다.

회담에 앞서 미국 정부는 이번 회담이 북한과 미국, 북한과 국제사회간 관계 개선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미사일 문제 해결을 시작으로 북한과 본격적인 관계개선을 추진할 것임을 시사한 바 있어 이번 회담 타결 이후 윌리엄 페리 대북정책조정관이 제시한 포괄적인 관계개선 방안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 부상은 이번 회담에서 강석주(姜錫柱)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미국방문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혀 포괄적인 관계개선 방안은 미사일 협상과는 별개 문제로 다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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