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 무더기 퇴직 부작용

입력 1999-09-10 15:02:00

정년단축에 따른 교사들의 무더기 퇴직·명예퇴직으로 생긴 공백을 기간제 교사와 강사가 메꾸면서 각급 학교 교사들의 업무가 폭증, 불만이 높아지는데다 수업 질 저하가 우려되는 등 부작용이 불거지고 있다.

대구의 경우 지난달 말 정년단축이나 명예퇴직으로 초등 510명, 중등 589명 등 무려 1천100여명의 교사가 교단을 떠났다. 이에 따라 대구시 교육청은 신규임용 482명과 교과전담 교사, 교장초빙 외에 초등 199명, 중등 320명 등 모두 519명의 기간제 교사·강사를 채용했다.

그러나 수업만 하는 기간제 교사를 대거 채용함에 따라 기존 교사들의 잡무가 폭증,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초등교사는 "기간제 교사가 늘면서 보직이 없는 일반 교사의 경우 공문서 처리 등 잡무가 종전보다 두배 가까이 늘었다"며 "교재연구나 수업준비 등을 할 시간조차 내기 힘든 형편"이라고 털어놨다.

특히 중·고의 경우 신규 임용할 자원이 충분한데도 시교육청이 내년도 신규임용때 우수한 자원을 선발하기 위해서라는 명분 아래 141명만 새로 뽑고 기간제 교사로 대신한 데 대해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게다가 9월 인사에서 과원을 해소하고 내년도 학급감축에 대비한다는 이유로 사립학교 교사 93명이 공립으로 특채돼 기간제 교사 증가에 따른 사립학교의 수업 질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

또한 중·고 시간제 강사의 경우 내년도 임용시험 준비를 위해 수업에 소홀하거나 2학기 중반쯤 대거 그만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전교조 대구지부 관계자는 "원로교사 1명이 퇴직하면 신규교사 3명을 채용할 수 있다는 교육부의 정년단축 논리와 배치되는 일"이라며 "교사들 사이에 정규교사를 빨리 확충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고 말했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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