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제3의 길 좌절되나

입력 1999-09-07 14:21:00

지난 5일 자신의 정치적 텃밭이던 자를란트와 브란덴부르크 주의회 선거에서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가 이끄는 사민당의 참패는 탈냉전후의 좌파세력의 정치적 대안노선인 제3의 길-신중도노선의 심각한 시련으로 받아들여지고있다. 이미 이같은 조짐은 지난 6월 유럽연합 의회선거에서 사회당 패배로 그 막이 올랐고 이번 독일 선거로 유럽을 휩쓸어온 제3의 길은 압도적 국민의 비판 속에 결정적 쇠퇴의 길을 걸을 전망이다. 슈뢰더의 인기급락 주요요인은 부유세 폐지, 법인세 5%인하, 사회보장축소, 예산의 대폭삭감 등인데 이는 기업가들과 부자들만 고려한 조치란 반발을 사 사민당의 일부의원들마저 돌아섰다는 것. 특히 한 방송국의 인기조사에선 응답자의 44%가 "그가 말만 잘 하는 정치인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해 슈뢰더의 총리당선때 넘쳤던 신뢰에 비해 거짓말쟁이 같은 인상으로 변한 것이다. 더욱이 주목되는 것은 유럽연합 의회선거에선 주요 패인(敗因)이 집행위의 부정 부패 스캔들이 의회내 다수당인 좌파에대한 불신감을 가중시킨 때문이란 분석이다. 아무리 그럴듯한 말로 정책노선을 미화해도 진실성이 없는 정치세력은 지지를 받지못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제3의 길이 어떠니, 신중도(新中道)개혁이 어떠니하고 떠들어도 말만으론 안된다는 유럽인들과 독일인들의 심판이 준엄하게 내려지고있는 것이다. 유럽지역의 제3의 길과 신중도개혁에 자극 받아 그들과 비슷한 용어를 사용하며 이른바 신당창당 작업을 하고 있는 우리의 집권여당도 슈뢰더의 패배는 많은 교훈을 줄 것같다. 정치는 화려한 말만이 전부가 아님을 신세대 유럽정치인들이 뒤늦게 깨닫고 있다면 신당작업을 하고 있는 우리의 정치인들도 정치적 수사(修辭)에 매달리기보다 진실에 접근하는 정치를 추구해야할 것이다.홍종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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