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세트 테이프나 CD로 음악을 듣던 시대는 갔다. 인터넷이나 PC통신으로 음악을 골라 듣는 시대. MP3 시장이 몰려오고 있다. 워크맨을 허리에 차고 거리를 활보하던 때는 지났다. 컴퓨터 네트워크 세대를 일컫는 이른바 'N-세대'는 인터넷, PC통신에서 좋아하는 음악을 1곡 단위로 구입한 뒤 이를 'MP3플레이어'에 편집, 저장해 듣는다.
MP3는 오디오용 데이터를 담은 일종의 컴퓨터 음악파일. 테이프나 CD에 녹음해 듣는 것이 아니라 반도체 메모리에 파일로 저장, 이를 재생하는 형식이다. 종전에는 '윈앰프' 등 MP3 재생용 프로그램을 이용, 컴퓨터로만 들을 수 있었지만 휴대형 'MP3플레이어'가 지난해 세계 최초로 국내 기업에 의해 개발됨으로써 언제 어디서나 MP3 음악을 즐길 수 있게 됐다. MP3의 음질은 CD 수준. 그러나 덩치가 큰 CD 플레이어에 비해 MP3플레이어는 5분의 1 크기도 안된다. 15곡 남짓 음악을 담을 수 있는 CD와 달리 MP3플레이어는 메모리 용량에 따라 수백곡까지 저장이 가능하다.
국내 벤처기업인 새한정보시스템이 세계 최초의 MP3플레이어인 'MP맨'을 지난해 선보인 뒤 10여개 이상 중소 정보통신업체와 삼성, LG 등 대기업이 MP3플레이어 시장에 뛰어들었다. 장차 MP3 중심으로 주문형음악(AOD:Audio On Demand) 시장이 형성될 것을 예상한 해외 업체들도 잇따라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단순히 음악 재생기능 뿐 아니라 내장 마이크를 갖춘 녹음기, 1천개 이상 주소와 전화번호를 입력할 수 있는 전자수첩 역할까지 할 수 있는 제품이 나왔다. 또 성냥갑만한 크기의 초소형 플레이어, 일반 카세트에 꽂아 사용할 수 있는 카세트 테이프 모양의 MP3 플레이어도 시중에 선보였다.
국내 업체들은 세계적 대형 유통업체와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해외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 MP3플레이어 시장 규모는 최소 200만대 이상. 매년 100% 이상 폭발적 성장을 거듭해 2005년에는 3천만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쯤 되면 기존 휴대형 카세트는 MP3플레이어에 자리를 넘겨주는 셈. 이같은 MP3 시장 확대는 완제품 및 부품 시장 활성화는 물론 인터넷을 통한 음악 판매시장도 급성장할 전망이다. 2004년 MP3 음악을 판매하는 AOD 시장규모는 전체 인터넷음반시장의 10~1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걸림돌도 많다. MP3플레이어 종주국임에도 불구, 저작인접권단체들의 저항에 부딪혀 데이터통신망을 이용한 음악 판매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저작인접권이란 가수, 지휘자, 연주자, 음반제작자, 방송사업자 등 음반 보급에 일정부분 기여하고 자본을 투자한 사람에게 인정해 주는 권리. 저작인접권단체들이 PC통신망의 MP3 서비스업체들을 상대로 음악 파일 전면 삭제와 저작인접권료 지불을 요구하고 나섬에 따라 지난 6월부터 서비스가 중단된 상태다. 다행히 최근 법원이 PC통신업체들에게 MP3 서비스를 즉각 재개하라는 판결을 내림에 따라 조만간 내수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MP3플레이어 제작업체들도 저작인접권단체들의 반발을 우려해 음악 파일에 복제방지 시스템을 부착하고 있다.
MP3플레이어 가격이 다소 비싼 것도 흠이다. 10대가 주고객층임을 감안한다면 30만~50만원에 이르는 가격은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 최근 삼성전자는 음악 파일을 저장하는 플래시메모리 용량을 16, 24MB로 한 제품을 선보여 가격대를 20만~30만원대로 낮췄다. 착탈식 저장매체를 이용해 기억용량이 40MB에 이르는 저가형 상품도 출시됐다. 메모리공급업체들이 대용량, 초소형 제품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어 내년이면 메모리 가격이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그에 따라 MP3플레이어 가격도 하향조정돼 시장 확보가 수월하다는 것.
가정용 PC로 MP3 음악을 즐기고 싶다면 실행 프로그램인 '윈앰프(winamp)'를 구하면 된다. 윈앰프는 가장 인기있는 음악 재생용 프로그램. 웹사이트(www.winamp.com)에 접속하거나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윈앰프'를 검색한 뒤 해당 사이트를 통해 다운로드 받으면 된다. MP3 파일을 제공하는 인터넷 사이트는 많다. 미국과 유럽 최신 인기곡을 다운받을 수 있는 MTV히트(http://homepages.infoseek.com/~mtvhits/main.htm), 최신 가요를 제공하는 오렌지랜드(www.geocities.com/Area51/Meteor/5700/mp3.htm), 국내 웹사이트인 MP3-2000(www.mp3-2000.com), MP3 히트존(www.mp3hitzone.com) 등이 있다.-金秀用기자
---MP3는 무엇인가
MP3(MPEG Layer 3)는 국제표준화기구와 국제전기기술위원회가 동영상, 음향의 압축 및 다중화에 대한 표준 마련을 위해 구성한 연구그룹인 MPEG(Moving Picture Expert Group)에 의해 제정된 오디오 부분 표준 기술 중 하나다. 쉽게 말해 음악 파일을 디지털화하고 압축하는 국제적 표준인 셈이다. 오디어 데이터를 디지털화한 방식으로 WAV파일, RA파일, RM파일 등이 있으나 MP3가 압축률이나 음질에서 뛰어나 인기를 얻고 있다.
MPEG1이 발표된 이래 멀티미디어 데이터 압축 표준에 대한 필요성에 따라 MPEG2, 3, 4까지 발표됐으며 현재 계속 연구 중이다. MPEG1 중 오디오 부분 기술은 레이어(Layer)1, 2, 3 등 3가지로 나뉘는데 MP3는 압축성이 가장 뛰어난 레이어3를 말한다. MP3의 압축수준은 음질에 따라 최대 96대 1(전화음질 수준)부터 최소 12대 1(CD음질 수준)까지 가능하다. 음질이 나빠지는 것을 감안한다면 96MB 크기의 음악을 1MB로 줄일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시장성 등을 고려해 CD음질 수준인 12대 1 압축을 가장 선호한다. 예를 들어 CD에 담겨있는 3분짜리 음악을 파일로 만들면 40MB에 이르는데 MP3를 이용해 이를 압축하면 음질의 차이없이 3, 4MB로 줄일 수 있다. 다시 말해 MP3 파일로 음반을 제작하면 CD 1장에 음반 CD 12장 분량을 담을 수 있다. 물론 실제로 MP3 음질은 CD에 비해 다소 떨어진다. 그러나 주파수 마스킹(masking)이나 시간적 마스킹 등의 기법을 동원, 인간의 귀를 속이기 때문에 일반인이 음질의 차이를 구분하는 것은 힘들다.
MP3 응용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인터넷망을 이용해 저렴한 비용으로 CD 음질의 음악을 판매할 수도 있고 위성방송을 통한 디지털 오디오 방송에 응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공개된 녹음, 변환 프로그램만 있으면 누구나 CD음악을 복제해 배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저작권 침해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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