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금융기관이 몰려온다

입력 1999-08-21 14:36:00

90년대 들어 벤츠와 크라이슬러, 도이체방크와 뱅크스 트러스트 등 국경을 초월한 합병이 활발하다. IMF와의 합의에 따라 진입장벽이 제거된 이제부터 우리나라에도 외국기업과 금융기관의 진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멕시코는 외환위기전 5%미만이던 외국 금융기관 시장점유율이 위기 2년뒤인 96년말부터 크게 높아져 97년말에는 55%를 넘어섰다. 우리 나라에도 외국기업과 금융기관들이 조만간 몰려올 조짐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들간의 경쟁을 이용해 합병조건을 최대한 유리하게 도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국내 기업과 금융기관도 몸집을 키우고 체력을 튼튼히 해 외국시장에 진출할 여력을 갖춰야 한다. 국내 동종업체끼리 합병을 통해 비용을 절감한 다음 외국에서 수익원을 찾아야한다는 얘기다.

독일 바이에른 주지사 스토이버는 뮌헨을 프랑크푸르트에 버금가는 금융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아래 그 지역 양대 지방은행의 자발적 합병을 유도하고 중재했다. 그 결과 지난98년 탄생한 히포페르아인스 은행은 드레스덴 은행을 능가하는 전국 2위의 대은행으로 부상했다. 약 3년전 도이체방크는 독일 제1의 철강회사 티센사를 3위의 크룹스사가 인수하도록 자금을 지원했다. 양그룹 대주주인 도이체방크가 작은 것이 큰 것을 인수해야 효과적인 구조조정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동은행도 지역내에서 자발적 합병분위기가 조성됐더라면 퇴출의 아픔은 겪지 않았을 것이다. 지역에서도 외국의 산업 및 금융자본이 몰려오기 전에 이질적인 조직문화를 융합, 합병을 촉진시킬 수 있는 중재자가 나와야 할 것이다.

홍 원 석

한은대구지점 부조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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