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보조원 수당·여비 행방 '아리송'

입력 1999-07-26 00:00:00

지역의 일부 교수들이 각 기관에서 발주하는 연구 용역사업을 맡으면서 용역비 중 일부인 연구보조원 수당이나 여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착복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최근 미술품 납품관련 리베이트 수수와 함께 '교수사회 비리'가 확산되고 있다.

ㅇ대 생물학과 ㄱ교수의 경우 96년 10월 경북도의 연구용역을 맡아 총연구비 1억182만4천원 중 65%에 달하는 6천700여만원 상당의 연구보조원 수당과 여비를 착복한 의혹을 받고 있다.

1년간에 걸쳐 진행된 이 연구 프로젝트의 정산서 내역에는 연구보조원 19명에게 월 25만원씩 5천700만원의 연구보조 수당을 지급했으며 14명에게는 3일간씩 6회에 걸쳐 소요된 여비 1천여만원을 준 것으로 기재돼 있으나, 연구보조원들은 실제 수당이나 여비를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ㄱ교수는 또 모자치단체·정부투자기업으로부터 95년 5월부터 97년 11월까지 모두 5건에 총 2억6천330여만원에 달하는 연구용역을 의뢰받아 연구 보조원 수당과 여비를 지급한 것으로 정산서에 남겼으나 역시 보조원들은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같은 대학 심리학과 ㅂ교수의 경우도 지난 96년 9월 모그룹 인력개발원이 발주한 설문지 개발 연구 과제물의 연구용역비 4천500만원 중 40%에 가까운 연구보조원 수당과 여비를 주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밖에 ㄱ대·ㅇ대 등 상당수 지역대학에서도 일부 교수들이 수천만~수억원대의 외부 프로젝트를 수주해 연구보조원들을 연구용역에 참여시키면서 수당이나 여비를 대부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철저한 조사가 요구되고 있다더구나 일부 교수는 대학에서 연구생들에게 지급한 연구지원비(장학금·학기당 150만원)까지 반납토록 요구했는가 하면, 프로젝트 수주와 관련된 리베이트 수수설과 유령인물을 연구보조원으로 내세운 인건비 탈세설까지 나돌고 있다.

대학 연구소의 한 조교(대학원생)는 "최근 수년간 연구소에 의뢰된 외부 연구프로젝트에 연구보조원으로 참여를 해왔지만 책임연구원인 교수로부터 연구용역비에 책정된 수당을 한푼도 받은 적이 없다"며 "지도교수의 지도를 받고 있는 연구원의 입장에서 불만을 표현할 수도 없는 실정"이라고 털어놓았다.

이에 대해 대학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연구용역비를 학교예산으로 편성, 필요할 경우 대학본부에서 공식 확인후 지급하는 소위 '연구비 중앙관리 체계'로 돼 있다"며 이번 프로젝트 관련 비리 의혹은 연구행정이 체계화 되기 전의 일로 현재로서는 알 수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한편 연구용역비 착복 의혹을 받고 있는 교수들은 연구보조원들의 주장과는 달리 책정된 수당과 여비를 모두 지급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진위여부 확인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趙珦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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